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151)

홀에는 손님이 없다. 손님 나타날 시간이 이르다. 카운터 앞 자리에 채리누나와 순옥이가 앉아있다. 무슨이야기를 하다 우리 쪽을 본다. 맘보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형님 계시지?"

짱구가 맘보에게 묻는다.

"키유와 함께 있어"

맘보가 룸 쪽을 턱짓한다.

"마두 무사히 왔구나. 짱구야, 앞으론 마두 어디다 혼자 두고 다니지마.너들 찾는다고 헤매다보면 길 잃어버리잖아. 강변에서 잘못 걸렸단 얻어 터질는지도 모르구"

채리누나가 말한다.

"알았어요"

짱구는 룸으로 간다. 나는 뒤따라 갈까 어쩔까 망설인다.

"언니는 시우오빠를 너무 몰랑하게 봐. 말을 안해 그렇지 생각은 깊어요"순옥이가 말한다.

"생각 깊은줄 너가 어떻게 아니?"

"그냥 그럴것 같애요. 발랑 까진 새내기들보단 낫잖아요. 정말 순한 종마같애. 말은 달리다 살아있는 벌레라도 발 밑에 있음 밟지 않으려고 멈춘다잖아요"

순옥이 졸리운듯한 눈으로 나를 치떠본다. 짱구가 육번 룸에서 얼굴을 내민다. 나를 보고 오라고 손짓한다. 나는 룸으로 간다. 쌍침형 앞에 셋이 나란히 앉는다.

"마두, 내 말 잘 들어. 넌 내일부터 여기 일 보지마. 여긴 새끼를 하나 붙이겠어. 넌 당분간 기요, 짱구와 함께 행동해. 알았지?"

"예"

나는 머리를 숙인다. 이제 단란주점은 내 일터가 아니다. 쌍침형이 담배연기를 내뿜는다. 기요와 짱구에게 말한다.

"이젠 됐어. 더 이상 강변쪽으론 나돌지마. 날마다 한두 차례씩 폐차장쪽으로 나가봐. 아침 저녁놈들이 나가고 들어올 시간에 맞춰서. 거기서 계속사는지 살펴야 해. 마두는 쪽 안팔렸고 눈썰미가 있으니 여차하면 박아둬도적격이야. 공격 계획은 위에서 세우겠다"

"요즘 단속이 심합디다. 쫙 깔렸어요. 선거에 조폭이 끼어드나 어쩌나, 망을 치고 있어요"

기요가 말한다.

"선거 끝나고 치냐, 끝나기 전에 치냐는 위에서 결정한다니깐. 애들한텐절대 나발불지마. 우리 넷만 알고 있는거야"

쌍침형이 담뱃불을 재떨이에 끈다. 쌍침형의 필터는 늘 으깨져 있다. 짱구는 필터를 조금 씹는다. 기요는 필터를 씹지 않는다.

"형님, 두 놈은 우리한테 맡겨주십시오. 명령만 내리면 언제라도 절단을내겠습니다"

짱구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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