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현동과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에 이어 또다시 서울 강남의 대형백화점에서 붕괴사고가 발생,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어처구니없는 대형참사가일어났다.29일 오후 5시 50분께서울 서초구 서초4동 1685의 3 삼풍백화점(대표 이준) 5층 건물중 왼쪽 절반가량이 무너져내렸다.
이 사고로 30일 오전9시30분현재 50명이 사망하고 8백64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무너진 건물 지하1층에 1백여명가량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돼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사고가 난 삼풍백화점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건물 붕괴조짐이 나타나 백화점측이 대책회의까지 열었던 것으로 밝혀져 사전조치를 취했더라면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 사고순간
이날 사고는 백화점 왼쪽 A동 5층 건물의 식당가 천장이 무너져내리면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5층부터 차례로 내려앉았다.
백화점 5층 일식집 '식도락'종업원 이병호씨(20)는 "식당 주방에서 조리를돕고있던중 식당에서 30여m 떨어진 한식집 '춘원'쪽에서 우르르하는 소리가들리면서 사람들이 대피해 북쪽 비상계단을 통해 내려오는 순간 '꽝'하는 굉음과 함께 5층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황급히 건물밖으로 대피해 건물쪽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 또 '꽝'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 중앙부분이 순식간에 붕괴됐다"며 사고 당시를 전했다.
**** 사고현장
사고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듯 지하 3층까지 내려앉아 지반이 20~30m가파헤쳐진채 무너진 건물더미속에서는 부상자들의 비명소리로 가득찼다.5층 높이의 백화점 건물은 콘크리트 골조기둥 6개만 앙상하게 남긴채 폭삭무너졌으며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근과 상수도관등이 무너진 건물 옆벽으로삐져나와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백화점 앞 도로와 반경 50여m 주변에는 옷과 가방, 모자등이 널려져 있었으며 백화점 뒤편 삼풍아파트의 유리창도 수십장이 깨어져 붕괴당시의 충격이 엄청났음을 보여줬다.
건물 왼쪽이 무너져내리면서 발생한 충격의 여파로 건물 중앙의 현관부분과 오른쪽 건물도 심한 균열이 생긴 상태이며 오른쪽 B동 5층건물도 붕괴될위험마저 따라 구조작업을 지연시켰다.
이에 따라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9시께 사고현장과 인접한 삼풍아파트C동과 삼호가든아파트 A동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자정께부터 구조작업을일단 멈추기도 했다.
****구조작업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수습중인 합동구조반은 30일 전날 철야작업에 이어대형기중기로 붕괴된 건물 잔해를 들어내고 사상자를 수색하는 등 이틀째 본격적인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합동구조반은 붕괴된 건물의 지하1층~4층에 상당수의 생존자가 매몰돼 있는 것을 확인,구조대 13개조를 붕괴되지 않은 A동 북쪽 엘리베이터타워와 B동 건물 동서쪽 지하계단 등 3곳을 통해 현장으로 투입,인명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합동구조반은 소방차 30여대로 물을 뿌리면서 대형기중기 5대를동원해 콘크리트 잔해를 들어내고 지하벽을 뚫어 생존자를 찾는 작업도 병행했다.
그러나 오전 9시께까지 붕괴된 건물 지하의 불길이 잡히지 않아 석면이 타면서 뿜어져 나온 유독성 라돈가스로 인해 구조대원들의 현장접근이 지연되는 등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합동구조반은 이날 새벽 김현정씨(27·여·판촉실 직원)를 지하 1층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끌어내는 등 철야작업을 통해 사고현장주변에서 3백4명의생존자를 구조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서울시 사고대책본부에 접수된 실종자 신고가 1백43명에 달하고 무너진 A동 지하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합동구조반원들이 지하1층과 4층사이에 사망자로 보이는 30여명의 사체를 목격했다고 밝히고 있어 사상자 수는 앞으로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검·경수사이번사고를 수사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신광옥서울지검2차장)는 사고가 부실시공과 안전관리 소홀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잠정결론짓고 삼풍백화점 대표 이준씨(73) 등 백화점 간부 3명을 소환,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검경은 이와 함께 지난 87년 삼풍백화점의 시공을 맡았던 (주)우성건설 부사장 조인호씨와 당시 현장소장 이상철씨 등 시공관계자를 불러 부실시공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검경은 특히 이날 오후까지도 백화점측이 보수공사를 하면서도 영업을 계속해왔고 백화점 간부들이 오후 2시 대책회의를 열고도 고객과 직원들을 대피시키지 않은점을 중시,붕괴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는대로 대표 이씨등 백화점 간부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상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다.
검경은 최근 백화점 옥상에서 균열현상이 나타났고 이날 오전부터는 건물의 상당부분이 금이가는 등 붕괴조짐을 보였었다는 백화점 직원 등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일단 부실시공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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