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시론(안충영·중앙대교수 경제학)---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

대구에서 6월16~17일에 걸쳐 연인원 4백여명의 전국학자들이 참석한 1995년도 한국국제경제학회 하계정책세미나는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을 다각도로 조명하였다.올해로 우리경제는 1인당 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고 OECD 가입준비를 완료한다. 이제 선진국 문턱을 노크하고 있기 때문에 세기를 달리하는 21세기 시점에서 우리경제는 분명히 선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민족분단까지 극복될때 선진·통일경제의 비전도 가시권속에 확실히 나타난다.**소득 1만달러시대

김진현(서울시립대 총장), 박승(중앙대 교수), 사공일(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홍희흠씨(대구은행장)등이 그려낸 우리경제의 모습은 실로 발상의 일대전환과 함께 제도의 획기적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4편의 주제논문속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한국경제의 장기비전은 반드시세계경제와 동북아경제의 재편속에서 논의되고 새로운 가치관의 창출과 제도의 선진화를 역설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15억인구가 역동적 경제성장과 변환을 바로 동아시아에서 전개하고 에너지 소비증가율이 가장 빠르게 일어나며, 따라서 환경파괴가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가속도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지경학적위치에 한국경제가 존립해야 한다는점은 우리경제의 선진국가도에 앞으로 얼마나 무거운 부하가 기다리고 있는가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선진국을 지향하되 '선진국'이 되어 부국강병과 중화학시대에 추구했던 양과 규모의 경제로부터 격과 질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판PAX UNIVERSUM(세계평화)'의 문명사적 변혁의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을 김진현 총장은 주장했다. 한국의 '선진'은 전인류공동체지향의 평화구축, 다시대체할 수 없는 자연과 환경보호에서 이룩된다는 것이다.

**질중심 '선진국'추구

한국경제의 장기비전은 자본주의의 도덕성을 철저하게 강요하고 있다는 점을 박승교수는 지적했다. 한국경제의 선진화는 생산소득 중심사회와 부대소득중심사회로 만드는 제도개혁과경제윤리의 확립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고소득고물가경제체질을 고소득저물가로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이 또한 강조되었다.

21세기에 이르러 한국의 기업활동은 명실상부하게 지구촌적 차원으로 확대되고 세계초일류화를 달성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사공일 이사장은 역설하였다. 이를 위하여 세계초일류기업과 전략적 제휴는 다각도로 추진하면서국제사회에서 책임있고 믿을 수 있는 나라의 모습을 투영시켰다.우리기업들이 초일류기업으로 기술과 경영을 체득할때 격동의 21세기 풍랑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지방화'이뤄야

지구촌속에서 선진경제를 달성하기 위하여 오랜세월 동안 구조화된 경제의중앙집중을 청산하고 경제의 '지방화'가 반드시 이룩되어야 함을 홍희흠행장은 설파했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인재, 권한, 정보가 지방의 제자리로 돌아가는 체제와 제도를 가꾸는 일대결단을 촉구했다. 특히 지방자금의 수도권유출을 막을 수 있는 지방금융의 다각화, 분권화, 그리고 전국화는 실로 중요한 과제임이 틀림 없다.

한국 경제는 지난 30여년동안 걸어온 압축경제성장은 이제 휠씬 더 상호의존적이고, 휠씬 더 지구촌적 질서에 의존적이며, 휠씬 더 자연의존적 체제를지향하는 장점에서 우리의 경제체제, 우리의 경제이념, 우리의 경제제도를주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동북아 인류전체, 자연과의 상생체제를 창조하는일은 한국경제가 이제 얼마나 자생적 발전역량을가꾸어 가는가에 달려 있다. 엄청난 도전과 '드디어 선진국'이라는 희망으로 점철된 우리경제의 극명한 모습이 각인되었다.

12년만에 대구에서 개최될 한국국제경제학회는 본 행사를 주관한 필자에게오랜세월동안 여운을 남겨 줄 것이다.

산·학·연·정의 지방세미나는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한다. 대구개최를 적극 지원한 대구은행과 청구(주)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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