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방송 '참사보도' 두얼굴

28일 발생한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TV생중계를 지켜본 대구시민들의반응은 '우째 또 이런일이'가 아닌 '어찌 이럴수가…'였다.시민들의 이같은 반응은 방송사의 태도가 지난번 대구 상인동 가스참사때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라는 분노에서 비롯됐다. 방송3사가 서울사고후 밤샘마라톤 생중계에 나서자'대구사건때 야구중계를,연속극을 내보내던 방송국들이 이럴수가 있느냐'는 항의전화가 신문사당직실에 빗발쳤다.자신을 50대의 감정평가사라고 밝힌 한 시민은 '희생자들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대구사람 생명은 생명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를 꼭 바로잡아 달라는당부를 잊지 않았다. 또다른 시민은 '야구중계를 하든지 연속극을 방영하라고 방송국에 전화를 하려니 두시간동안이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분노한 시민들의 '빨리 생방송을 중단하고 정규방송을 해달라'는 그 이면에는 대구참사때 철저히 현장을 외면했던 방송사에 대한 불만이 담겨있었다.잊고 싶은 대구가스참사의 악몽이 방송사들의 철야생중계를 보고 있노라면자꾸 되살아나는 것같아 괴롭다는 반응이었다. 시민들도 이번 사고가 대구가스참사에 이은 또한번의 어처구니없는 초대형 참사임을 알고 있었다.그럼에도 시민들이 한결같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밤샘 생중계에 거부감을보인 것은 방송의 형평성문제였다. 석연찮은 방송기준이 결국 지역민들에게는 씻을수 없는 앙금을 남겼다는 지적을 정부와 방송사는 달게 새겨야할 때다.

〈정창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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