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희갑대구시장·이의근경북지사를 비롯,15명의 시 도지사와 2백30명의 시장 군수 구청장등 지역민들이 직접 선출한 대표들이 취임함으로써 지방자치시대의 막이 올랐다. 대구 경북지역으로서는 지금까지 매사를 중앙만 쳐다보고 더러는 하소연하고 때로는 냉대에 불평해왔었던데 비해 이제부터는우리손으로 뽑은 대표들과 함께 스스로 참여하고 또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모두가 챙겨야 할것들을 짚어본다.지방자치는 주민대표를 선출하는 투표만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다. 오히려이제부터 시작이다. 주민이 선출한 단체장과 또 이들을 1차적으로 감시하는지방의회가 있으나 주민대표자와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치가 되어야 한다.지방자치가 실시되면 중앙권한의 대폭적인 지방이양과 함께 지금까지 중앙의 하부구조였던 지방이중앙으로부터 독립하게된다. 이에따라 지방은 중앙의존에서 탈피, 독자적인 활로를 찾아야한다. 지방자치단체가 경쟁력을 갖고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경쟁해야 하며 때로는 중앙정부와, 나아가서는 세계와도 창구를 열어놓고 교류를 갖게된다고 자치행정 전문가들은 말한다.자치단체의 장들은 지역살림살이는 물론 지역의 독자적 문화창달과 지역경제및 산업부흥 발전, 교육을 통한 지역인재의 육성등 지역의 살림살이를 일궈나가야 한다. 단체장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한것은 이때문이다. 주민으로서도 종전처럼 중앙만 쳐다보고 호소하거나 기대만 할수없게된다. 이는 지역민들의 절대적 지원과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참으로 지도자의 능력과 주민의 참여가 혼연일체가 돼야하는 이유다.
물론 지방의회가 1차적으로 단체장의 행정을 감시하겠지만 그들 의회의 활동까지도 감시하고 건전한 비판을 제시해주는 주민들의 협조없이는 지방자치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이재용남구청장은 민선구청장으로 당선된뒤 "구정자치위원회를 구성해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밝히는등 많은 단체장들이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제도장치를 고려하고 있음은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참으로 고무적이다.
지난 6·27지방선거결과 특정지역에선 선출된 대표의 61%가 전과자라는 통계도 있었다. 또 대표의상당수가 기업체의 대표, 또는 특정 업체나 집단의대표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그들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 될것이란 지적이다. 주민들의 적극참여와 관심이 없으면 일부대표들의 주민대표를 빙자한 자신의 이익챙기기를 비호해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91년 처음 출범한 지방의회의 경우 전국의 광역의원8백66명과 시 군 구의원 4천3백3명중 2백명이 각종사고와 관련, 의원직을 상실했었다. 주민들의 감시가 계속돼야 지방자치를 꽃피울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나아가 주민대표가 주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대변하는지를 감시하는 것도중요하다. 주민대표가 다수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특정정당이나 소수권력자, 또는 이해관계에 있는 특정인의 뜻만을 반영하는가를 주민들이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다 주민들의 개인적 이해를 떠난 지역발전에의 협조가 필요하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집단행동에 '나 하나쯤'의 무임승차 의식을 버려야 하며 더욱이 소수집단의 이익을 위해 지역문제를 힘으로 밀어붙이는 식의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지방자치는 다 같이 참여해서 가꾸어가야 그 꽃을 피울수있다.
윤용희교수(경북대 사회학과)는 시의회가 열리면 시장, 국장등 관계관들이출석하고 그들이 내놓는 지역행정안을 주민들이 방청함으로써 직접 참여, 감시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위해 시민들은 시정과 구정에 대해서 배우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손으로 선출한 대표들이 과연 선거과정에서 내놓은 수많은 공약들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또 지키려 노력하는지를 감시해야하며 감시속에 적극 지지하거나 건전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할 때라는 것이다.
"지방자치는 시장이나 구청장이 혼자 하는것이 아니라 주민모두가 적극 참여함으로써 그 뿌리가 내려진다"고 말한 윤교수는 '방심하면 독재시대를 불러올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른다"거나 "관심없다"는 반응이 결코 능사가아니라고 강조한다. 지방자치는 주민 모두의 참여속에서 그 꽃을 피울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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