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군의 높은 지휘관에게 권총이 지급되는것은 단순히 거드럼이나 피우라는것이 아니다. 최전방 전투는 소총을 든 장병에게 맡기고 전술과 전략을 책임진 지휘관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호신용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산악지대로 능히 달릴수 있는 지프를 타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전선 저전선을 오가며 효과적 통제를 위해서이지 지휘관의 몸만 귀해서가 아니다.전투에서 사령관이 직접 소총을 들고 '돌격 앞으로'를 외쳤다고 하면 이미그 전투는 끝장을 본 것이다. ▲국가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할일 따로 있고 장·차관이나 시장·군수 챙길일 따로 있다. 이윤추구를 가장 큰 덕목으로 꼽는 기업체에서 높은월급을 주는 회장·사장에 임원 들을 따로 두는것도 같은 이치다. 사장이 생산현장에서 선반을 돌리며 말단직원이 할일을챙기는 회사치고 제대로 되는 회사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풍사고 현장에 정치인등 고위인사 얼굴내밀기 경쟁이 또다시 빈축을 받고 있다. 집권당 사무총장, 내무차관은 비좁은 지하현장까지 들어가 오히려 작업에 방해만됐다. 조서울시장은 구조작업에 직접 나서도록 소방대원을 6명이나 붙여달라고 했다가 보기좋게 딱지를 맞았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삼풍현장은 북새통이다. 높은분들의 돈키호테식 행동이 그 북새통을 부채질 하고 있는사이매몰된 생존자의 실낱같은 목숨은 꺼져가고 있을지 모른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