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저녁 서울 63빌딩 한 중식집에서는 6·27선거이후 민자당 대구지역 현역국회의원들의 첫 회동이 있었다. 그간 거의 대구에 내려가지 못했던 김용태내무장관이 '얼굴이나 한번보자'해서 마련된 자리란것이 참석자들의설명이었다. 대구시지부장자리의 사퇴서를 제출한 정호용의원과 지구당위원장이 아닌 윤영탁의원을제외하고 김장관을 비롯 최재욱,강재섭,김한규,유성환,김해석의원등이 자리를 함께했다.이날 2시간반여 진행된 모임은 6·27선거결과 참담한 집권당의 패배에서확인한 위기감과 함께 자연 자신들의 활로를 염두에 둔 심각한 대화가 오갔다. 문희갑대구시장의 '새로운 정치신진세력 육성론'도 이들의 신경을 자극한듯 예민하게 반응했다.
우선 김영삼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관련,김해석의원은 "당의 변화를 촉구해야한다"면서 부총재건 최고위원제건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해 얼굴있는 세대교체가 되도록 유도해야하고 그래야 희망이 생길것아니냐고 강조했다. 김의원은 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보고 안되면 한데 뭉쳐 어떤 결심을 해야 되는것 아니냐는 말까지도 했다. 이에 김장관은 "김대통령이 7월말에 미국에 갔다 온뒤 새로운 구상이 나오지않겠는가"라며 "일단 지켜보자. 개인행동은 하지말고 결속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측근에 있는 사람들이 김대통령에게 직언을 서슴지말아야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민주계인 유성환의원마저도 "어른(김대통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김윤환신임사무총장등용과 관련해선,한사람 바뀐다고 뭐가 달라질것이냐는분위기속에서도 그의 역할에 일말의 기대를 거는 모습들이었다고 전했다.이 자리에서는 문시장의 신세대정치인육성론에 대한 우려와 비난도 나왔다. 김장관은 예산문제등을 거론하며 "의원들의 협조를 유도해도 시원찮은데'맞보자'는 식으로 나오니…"라며 불쾌함을 피력했다. 참석자들 대다수가 이에 수긍했다. "대통령이나 된줄 아는 모양"이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문시장의 주장이 '기성정치인'을 깔아뭉개는 행위란점에 짙은 공감대를 형성하고있었다.
지역구관리문제도 절박감이 배어든 목소리로 의견이 오갔다. 김장관은 "지역구를 자신이 만든 당이라는 생각으로 뛰어야한다"고 말하면서도 장관직을수행해야하는 자신의 속고생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재욱의원은 "반민자 바람이 세다. 지역구관리만으로 막아낼수 있겠느냐"고 푸념했다.결론적으로 이날 참석자들은 이처럼 어려울때 일수록 지역의원들간 공조체제를 긴밀히 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행동은 하지말자는 단단한 맹세가있었다. 열흘에 한번꼴로 만나자는데 의견이 일치됐고 다음은 김한규의원주최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이날 모임은 그러나 자신들의 공천잘못이나 대구시장을 비롯한 민자당후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나 하는 자성의 목소리는찾기 어려웠다.
〈배홍락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