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만델라 대통령의 방한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대통령이 오늘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27년간이란 긴 수감생활과 노벨평화상 수상자란 드라마틱한 인생역정을 살아온그가 우리나라를 찾은데 대해 먼저 환영의 뜻을 보낸다.그가 이끄는 남아공의장래는 경제건설의 성공여부에 달려있고 경제가 정권유지라는 현실적인 목표에 맞물려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제개발 신모델인 우리나라를 방문, 배울것과 얻을것 그리고 바꿀것등 다각도로 탐색키위해찾아온 것이다.

만델라 대통령은 남아공내의 백인우월주의를 타파했고 인종차별을 철폐했으며 나아가서 27년이란고독한 감옥생활을 이겨낸 투사였지만 가난한 흑인들을 살만하게 만들어 주는 경제와의 싸움은 그리 만만찮은 모양이다. 그는지난해 5월 첫 흑인대통령으로 당선된뒤 '경제재건개발계획(RDP)'을 수립,추진중에 있다.

그것은 흑인 저소득층에 대한 2백만호 주택건설과 아울러 상하수도 전기시설등 기본적인 생활편의시설 확충및 흑인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문맹자들에대한 직업훈련을 골자로 하고있다.

만델라 정권의 존망과도 관계가 있는 이 사업에는 4백11억달러가 소요될예정인데 만델라대통령은 이 사업에 한국과 일본등 아시아 부국들이 참여해줄것을 원하고 있다. 이번 그의 방한도 경제지원계획의 일환임이 분명하다.남아공과 우리의 교역액은 91년도 3백30만달러이던 것이 94년엔 1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그래서 우리로서도 남아공은 무시할수없는 나라이다. 부가 백인들에게편재되어 있긴 하지만 남아공은 1인당 GNP가 이미 3천달러를 넘어선 '검은 부국'이기 때문에 우리의 아프리카 교두보로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남아공은 금 다이아몬드 아연 철강 구리등 자원이 풍부할뿐 아니라 백인들에 의해 세워진산업기초시설도 탄탄하여 진출하면 반드시 이득을 볼수있는시장이기도 하다. 현재남아공에는 삼성·대우·LG·쌍용·금호·현대등이진출해 있으며 우리나라 교민및 기업체 종사원은 4백50여명에 이른다.더욱이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정치적 지도국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다만델라대통령의 개인적 영향력도만만찮아 세계화를 부르짖는 우리정부로선남아공과의 손잡는 일이 입지를 넓히는 포석도 될것이다. 남아공은 북한과는외교관계를 맺지않고 있으며 북핵문제와 관련해 현재까지 우리 입장을 지지해왔다. 때문에 김영삼대통령은 만델라대통령을 맞아 남아공의 현안인 경제문제는 물론 북한 핵문제를 포함하여 한국의 유엔 비상임이사국 진출문제등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게 될것이다.

만델라대통령이 지난해 취임사에서 했던 '모든 사람에게 일과 빵과 소금을…'이란 말을 기억하며 이번 방한이 그의 자유를 향한 고단한 여정에 도움이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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