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기는 춘추시대 지금의 하남성에 있던 나라다. 그나라 한 사람이 하늘과땅이 무너지고 떨어져 몸둘곳이 없게 될것을 걱정했다. 마침내는 걱정이 지나쳐 잠자고 밥먹는 것조차 잊게 되었다. 그러자 또 어떤이는 그가 걱정하는것을또 걱정하게 되었다. ▲이른바 쓸데없는 걱정을 뜻하는 '기우'란 단어의어원이다. 이런 기나라 사람들의 걱정에 대해 열자는 통렬히 꾸짖고 있다. "하늘과 땅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잘못이고 그렇지 않다는 사람도잘못이다. 무너질지 않을지는 인간으로선 알 수 없다" ▲그러나 과학문명의발달과 더불어 인간은 이제 어지간한 천재지변은 예견하게 되었다. 물론 열자시대는 만물의 존망과변화를 자연의 상서로운 조짐(천서)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런말을 한 것이다. 지금처럼 장마와 태풍을 예보하고 지진경보까지내리는 시대에 살았다면 다른 비유를 했을지 모른다. ▲삼풍참사이후 전국민이 '붕괴신드롬'에 걸려 있는것 같다. 손도 대지않은 아파트 벽에 조그마한금이 가도 혹시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 하는 판이다. 신문과 TV를 보면 전국이 부실건물로 치장을 한것 같다. 얼마전 안전진단한것 까지도 못믿겠다고아우성이니 그동안 전국민 가슴에 쌓아놓은 '불신의 벽'만큼은 견실하기 짝이 없는 셈이다. ▲이때문에 건물안전진단기관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미 내년초까지 예약을 끝냈다고 한다. 한국인의 '냄비기질'이 새삼 씁쓰레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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