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이승환)-괜찮아!

해외의 매스컴들은 우리나라에서 최근 그칠줄 모르고 계속되는 대형사고의원인을 한국의 '괜찮아 정신'에 있다고 지적한다. 수년전 경제가 국제수지흑자를 기록했을때 우리는 멀잖아 일본을 따라잡고 선진국이 될거라는 부푼기대를 한적이 있다.이때 한국과 거래를 하고 있던 일본의 기업인들은 괜찮아 정신이 없어지지않는한 한국이 일본을 누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장담했다고 한다.외국인이 한국인의 특성을 묘사할때 가장 빈번히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괜찮아'라는 말이다. 이때 괜찮아라는 것은 무책임, 철저하지 못한 대강 대강의 일처리를 가리키며, 또 그 뒤에는 '괜찮겠지'라는 요행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규칙이나 기준에 다소 맞지않고 잘못이 있어도 우리들은 곧잘괜찮겠지라는 요행을 바라며 대충대충 지나쳐왔다. 기준미달의 레미콘이나기울기가 비뚤어진 기둥을 보고도 괜찮겠지라고 일부 건축업자들은 생각했다. 이러한 작은 것에 구애되고 따지면 오히려 대범하지 못하고 융통성이 없는, 인간미 부족한 사람으로 치부되어 버리곤 했다.

그러나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않는 현대의 고도 테크노파워 사회에서는이러한 적당주의의 '괜찮아'는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다. 기준미달의 레미콘을 사용했거나 기울기에 오차가 있는 건물은 '괜찮아'로는 지탱되지 않는다.최근 잇따르는 대형사고도 따지고 보면 우리들의 정신구조 한켠에 자리하고있는 이러한 괜찮아가 낳은 병리의 하나가 아니겠는가.

사고때마다 실시되는 안전(안전)진단도눈으로 대강봐서 '괜찮아'하는 정도의 안전(안전)검사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사고때마다 되풀이되는 사후대책도 이제는 '괜찮겠지'라는 요행주의로 그치고 말았다. 우리 사회가 정말이대로 괜찮은 것일까를 우리는 꼼꼼히 따져야 한다.

〈계명대조교수.일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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