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위를 걸어도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여자'홍콩영화에 나오는 여자 강시를 말하는건가. 그건 아니다. 이 신비의 여자는 70년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 유지인이었다.
그당시 연예기자들이 모여 대화를 하다 유지인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면'응, 눈위를 걸어도-'할 정도로 그녀의 대명사처럼 통했다.유지인이 기자들의 이런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녀를 미화시키는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비아냥이나 다름없는 유지인은 '뭐요'하며 발끈하였다.
1986년 동갑내기 의사 조모씨와 결혼, 지금 대전에서 행복한 가정의 애기엄마가 된 유지인. 70년대 유지인, 정윤희, 장미희는 충무로에서 트로이카미녀 스타였다. 유지인이 주연한 '26×365=0'는 국도극장에서 개봉되어 홈런을 친 영화다. 79년 '심봤다'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 우리나라 은막의 꽃이 되었다. TV드라마 '보통사람들'로 톱탤런트가 된 유지인이 겨울에 제일 즐기는 스포츠는 스키였다. 그녀는 용평 스키장에서 지금의 남편 닥터 조를 만났고 결혼에도 골인하였다.
유지인은 인기관리에 너무나 철저했던 배우였다. 스타들은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많다. 웬만큼 행동에 조심을 하지 않으면 시기하는 참새들 입방아에넘어가고 만다. 하지만 유지인은 대인관계가 뛰어나서인지 누구도 그녀의 흠집을 잡을 수 없었다. 그녀의 연기생활중 오점을 남길 만한 스캔들이 하나도없었던 걸 미루어 보아 이를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옥에도 티가 있다는 말이 있다. 그당시 연예기자들은 티를 찾으려고 끈질기게 주시했다. 스키광일 정도로 스키장을 찾는 유지인. 어느날 기자가 뭔가 이상한 예감이 들어 만나자고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피곤하다며 정중하게 거절 하였다. 그기자는 전화로 몇가지를 묻다가 끊었다. 조금 괘씸한 기분이 들었던 그 기자는 다음날 박스 기사에서 초를 쳤다. 기사 말미에다 '눈위를 걸어도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여자 유지인…'으로.예민한 감각을 지닌 편집기자도 그런 문구를 보고 그냥 넘기지 않았다. 주먹만한 크기의 제목으로 뽑혔다.기사가 유지인의 비위를 크게 거슬러 놓았다. 선배와 동료들은 신문을 보고 '야! 그 기사 멋있더라'며 비꼬았기 때문이다.
발끈하여 이럴수 있느냐며 항의성 전화를 해보았지만 엎질러진 물이나 마찬가지 였다. 유지인처럼 연기자의 체념을 터득하고 연기생활을 한 스타도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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