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정계복귀 선택 속뜻 "비난은 잠깐…이젠 '한지붕 한살림'"

92년 12월19일 대선패배 직후 은퇴를 선언하고 정계를 떠났던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2년7개월만에 정계에 복귀한다. 김이사장은 대선을 위해 통합했던 민주당을 뛰쳐나와 새로운 정당을 만든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당은 모양갖추기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직할통치가 이뤄지는 정당이다.김이사장과 범동교동계 핵심중진 17명은 10일밤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긴급모임을 갖고 신당창당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내 책임하에 정계에 복귀할 것"이라며 "15대총선도 내 책임하에 치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김이사장의 이같은 조기 일선복귀는 그동안 진행돼온 논의에 비춰볼 때 다소의외다. 당초 동교동측의 입장은 이기택총재와는 더이상 한 집에서 살 수없다는 것이었지만 일선복귀까지는 나가지 않았었다. 신당은 창당하지만 일선복귀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방침이 급선회했다. 배경에는 신당의얼굴을 맡아 내년 총선까지 당을 끌고 나갈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다. 어느때보다 강력한 지도력 아래 일사불란한 당운영이 필요한데 계파안배나 갈등으로 당력을 소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당초 내부옹립과 함께 외부영입도 고려했던 동교동측 인사들은 성과가 미미하자 자연히 DJ가 직접 진두지휘하는 정공법을 건의했다. 본인도측근들의 건의를 긍정검토하기로 했다. 정계복귀에 따른 비난은 일찍 받고지나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어차피 언젠가는 정계복귀를 할 것이라면 매는 빨리 맞자는 계산이다. 김이사장의 복귀에 대해 비난하는 층은 어차피 표를 찍어주지 않는 층이라는판단때문이다. 이같은 비난보다는 일대 회오리를 맞이할 정계개편의 장에서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한 듯하다.

그렇다면 신당은 최대약점으로 지적되는 지역색 탈피는 포기한 것일까. 일단 동교동측의 이야기는과거와 같이 구색갖추기에 신경을 쓰지는 않겠다는입장이다. 물론 구여권과 5-6공인사들을 영입대상에 포함시키고는 있으나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DJ의 색채를 희석시킬 수는 없다"는 여론도 감지하고있다. 때문에 DJ의 마지막 승부가 될 15대총선과 대선을 맞아 표도 안되는 '쓸데 없는데'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는 판단이다. 확실히 챙길 수 있는 곳만챙겨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도 하는 듯하다. 정면돌파의 초강수다.신당은 15대총선에서 1백석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신당의 창당으로 출현할 신4당 구도에서 호남과 수도권등 가장 확실한 고정표를 가진 신당이 제1당이 될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번 6·27 지방선거의 결과 또한 고무적이었다. 대권 4수에 따르는 비난도 감수할 만큼 민주당의 압승이었다.동교동측은 곧 김이사장의 승리라고 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압승은 그런 판단을 하기에 충분했다. 산술적인 계산으로도 제1당의 자신을 가질만 했다.

여권표가 갈라진 상황에서 호남석권과 서울압승 그리고 수도권 반점등의계산만 맞아 떨어진다면 1백석은불가능한 계산도 아니라고 한다. 또 이 구도가 대선까지 이어질 때는 결코 불리할 게 없다는 확신도 갖고 있다. 또 여의치 않을경우 내각제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신당창당 주도세력들은 대통령제냐 내각책임제냐 하는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결정한 바가없다. 상황을 더두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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