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정치세력화 주목

'무소속 시장, 무소속 구청장, 무소속 시의회의장…' 대구에 무소속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6·27지방선거결과, 지역할거주의가 두드러진 다른 시도와는 달리 유독 정당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채로 무소속 바람이 정당을 압도했다.10일 제2대 대구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무소속 최백영 의원의 당선은 기존정당이 집행부와 의회에서 밀려나는 수모를 안겨줬다.

이에 따라 무소속이 주도권을 잡은 집행부 및 의회와 정치권간의 관계도종전과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시장과 무소속 시의장의 관계는 정부의 임명직 시장과 민자당 의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한 초대의회와는 또다른 모습을 보일것이란 예상이 많다.이들 양자는 기존의 이른바 '당정'의 틀속에서 운신의 폭이 제한받던 시절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문희갑시장의 경우 민자당보다는 무소속 시의장과의 의견 조율이나의회의 협조를 얻는데에 훨씬 수월하다고 할 수 있다. 의장 선거를 둘러싸고문시장측이 한때 측근으로 일했던 최의원을 측면 지원하고 있는게 아니냐는추측이 무성했던것도 이런점에 기인한다.

집권 여당인 민자당 국회의원들은 무소속 시장이나 시의장이 선출된데 답답해하고 있는 모습이다.'반민자' 정서를 업고 선출된 문시장이 아직 민자당시지부에 당선 인사를 오지않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양성하겠다는 의욕을 보이는데 불만을 표시하고있다.여당국회의원과 무소속 시장의 껄끄러운 관계는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게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의장 선거에서 뿌리가 비슷한 무소속 의원들이 지지세로 방향을 돌리지않겠느냐는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민자당 시지부는 마음을 비우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무소속 정치인사들은 '무소속 시대'의 도래에 상당히 고무된 듯 하다. 이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맞춰 무소속의 단결을 공고히 할 움직임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을 들락거리며 무소속기류에 편승하려는 정치권 인사들도 늘고 있는 실정.

이같은 '무소속 시대'는 앞으로 정계개편이 있기 전까지는 당분간 지속될전망이다. 한 무소속 인사는 "무소속은 시류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특징이 있으나 시장이 무소속이고 주민들의 정서가 무소속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에결집이 어느때보다 강한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무소속이 지역의 정치적 대체 세력으로주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있을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무소속 시대'는 지역 정치권의 풍향을 보여주는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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