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부모를 해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하는 패륜범죄가 터질때마다 부모들사이에선 "뜻대로 안되는 것이 자식농사"라거나 "강보에 있을때만 자식일뿐"이라는 등의 장탄식이 그치지 않는다.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효(孝)를 축으로 한 전통적 부모-자녀관계가 급속히 사라지는 요즘 부모-자녀를 서로 새롭게 바라보려는 마음들을 담은 책들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경기지역 국교2~6학년 남녀어린이 92명의 목소리를 담은 '엄마 흔들리지 마세요', 소아정신과 상담치료현장에서 나타난 사례들을 엮은 '자녀와 궁합이 맞습니까', 우리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자신의 어머니에게쓴 편지글 '엄마에게 쓴 짧은 편지', 소설가 양귀자씨가 겪은 엄마로서의고민, 기쁨 등을 담은 '엄마노릇 마흔일곱가지' 등 자녀교육지침서와 부모의 은혜를 기리는 책들이 선보이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종순씨가 엮어낸'엄마, 흔들리지 마세요'에는 요즘 아이들의 부모에 대한 생각들이 적나라하게 나타나있어 아이들의 사고를 읽기에좋은책. 부모에 대해 고마워하는 등 좋은 감정을 나타낸 글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엄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엄마를 실컷 때려주고 싶다'거나'옥상에서 뛰어내려 죽고 싶다', '어른들을연필로 만들어 마구 부러뜨리고 싶다'는등 어른들에 대한 미움과 증오, 불만 등이 어린이답지 않은 과격한 표현으로 나타나있다.
의사 이혜련씨와 한국아동문제연구소 연구원 김성은 이기연씨 등 3인이 엮은 '자녀와 궁합이 맞습니까'는 정서장애등으로 소아정신과를 찾은 어린이와 부모들의 상담사례를모은 책으로 문제성있는 아이들의 별난 이야기라기보다 어느집에서나 있을 수 있는 내용들로서 부모의 무관심이나 과보호, 몰이해가 자녀들을 그릇되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샘터에 실린 전국의 유무명인 2백62명의 짤막한 편지글을 모은 '엄마에게쓴 짧은편지'에는 모정(母情)에대한 그리움을 짧고도 애절한 울림으로 전하고 있다.
'엄마가 소에 받혀 앓아누워 계실 때였어요. 내가 소를 팔아버리자고 하자 어머니는 말씀하셨죠. 너 대학갈 밑천인데…'(주돈식)를 비롯해 각자의추억속 어머니의 사랑, 어머니에게 섭섭하게 대했던 일 등이 진솔하게 담겨져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엄마노릇 마흔일곱가지'는 양귀자씨가 외딸의 출생때 느낀 어머니로서의 감격에서부터 중학생으로 커가는 과정에서 그때그때 느낀 감동과 보람,두려움, 아이와의 갈등등을 일기식으로 엮었다.
대구 동성로 서점관계자는 "최근의 패륜범죄등 시대상황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런 유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밝히고 주로 부모에게 선물하려는 미혼여성에서부터 자녀에게관심이 높은 젊은 부모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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