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집행이사회가 세계문화유산 등재 대상으로건의한 '해인사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은 '고려대장경'으로 바꿔 불러야한다는 주장이 학계와 불교계에서 대두됐다.우리 대장경의 명칭에대해서는 '팔만대장경' '재조대장경' '해인사대장경' '고려고종관판대장경'등으로 제각각 달랐으나 최근에는 '고려대장경', 더 엄밀하게 '강화경판 고려대장경'으로 불러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화재전문위원 박상국씨는 "팔만대장경이라는명칭은 수의 개념으로 붙여진 이름으로 어디까지나 속칭"이라고 '한국학보'에서 지적했다. 즉 해인사대장경판의 숫자가 팔만여매라는 것과 팔만법문을 수록한 대장경이라하여 일본사람들이 국보로 지정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하지만 고대 인도에서많은 수를 얘기할 때 팔만사천의 수를 줄여서 팔만, 수많은 번뇌를 팔만사천번뇌, 이에 대치하는 법문을 팔만사천법문, 이러한 법문을 수록한 것이기 때문에 팔만대장경이라고 하는 터여서 팔만대장경이 꼭 우리나라에서 판각된대장경을 의미한다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중세사연구회 회장 김윤곤교수(영남대, 고려사)는 "국보 제32호는 고려 고종때 몽고군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천도했을때 만든 대장경이고, 대장경 보유판 '십구장원통기'지문에 '고려국 강화경 19년 경술'(고려 고종 37년, 1250년)이라는표현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강화경판 고려대장경'(줄여서 고려대장경)으로 불러야 제작국가와 연대, 제작 장소를 확실히드러내게 된다고 역설했다.
실제 우리 대장경은 외국에서 이미 '고려대장경'으로 알려져있다. 동국대학교가 해인사 대장경판의 보존과 보급을 위하여 53년부터 76년까지 23년동안의 작업끝에 영인축소판 48권 '고려대장경'이라는 이름으로 간행하여세계 유명도서관에다 기증했고, 일본 증상사는 송나라때 제작된 송판대장경,원나라때 원판대장경, 고려때 고려대장경으로 비교한 '대장경비교연구서'까지 내놓았다.
불교대구교육원 동진스님(사무국장)은 "명칭을 잘못 올려놓으면 세계적인문화유산인 고려대장경이 우리나라에서 제작되었는지 인도에서 만들어졌는지분간하기어렵다"면서 '고려대장경'으로 고쳐서 등재해야한다고 주장했다.해인사 장경고에 보관중인 고려대장경판은 8만매가 아닌 8만2백55매(세간에 알려진 8만1천2백25매라는 설은 일본사람이 잘못 조사한 것)이다.김윤곤교수는 "초조대장경, 재조대장경이라는 이름을 쓸 경우, 고려대장경의 지속적인 발전과정에서 대각국사 의천이 조성한 '속장경'을 소외시키게되며, 해인사대장경이란 해인사에서 경판을 보관하고 있기때문에 붙인 이름으로 보관장소에 따라이름이 변경될 가능성을 지니지만 '강화경판 고려대장경'은 외침에 굴하지 않은 민족적 자긍성과 역사성이 깃든 이름"이라고 밝혔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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