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반군-알제리 회교전설 이슬람국가건설 좇는 '저항의 땅'

지중해를 머리에 이고있는 북아프리카 알제리. 국토의 90%를 사하라사막이 차지하고 있는 이 나라는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삭막한 땅이다.거의 매일 터지는 테러사건으로 경찰의 눈은 번들거리고, 사람들의 표정도어두운 모래그림자다. 한적한 시골길에는 으레 파리가 들끓는 시체가 방치돼있고, 비상사태, 폭동, 무차별 발포, 시가전, 유혈충돌등 극단적인 단어들이어울리는 열사의 고장이다.이슬람구국전선(FIS)은 야당이반군으로 '작전변경'한 케이스다. 아바시마다니가 88년 9월 결성한 FIS는 91년 총선당시만 해도 투사가 아니었다. 자신들의 승리가 군부에 의해 뒤집혀지고, 미국 지원을 받는 군사정권이 그들의 '꿈'을 부서버리자 총과 칼을 든 테러리스트로 변모했다.90년 '저항의 땅'인 알제리에 다당제 선거가 처음 도입됐을때 회교 율법에의해 다스려지는 이슬람국가건설 꿈이 거의 이뤄지는 듯 했다. FIS는 이때치러진 최초의 지방선거에서 전체의석의 55%를 차지, 33%를 얻은 집권당을누르고 압승했다. 이어 91년 12월 1차총선에서도 85%의 의석을 차지, 집권이눈 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군부세력은 92년 1월로 예정된 2차 총선직전 쿠데타를 일으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FIS를 해체시켰다. 회교원리주의자들에 대한 탄압을 노골화하면서 대중기도회를 금지하고 FIS지도자와 조직원 1만2천여명을 체포, 사막의 감옥(FIS는 이를 교육센터라 부른다)에 가두었다. 얼마나 많은 용의자가정부군에 의해 살해됐는지 모른다. 다만 4년동안 4만여명이 양측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1백여명의 외국인이 회교원리주의자의 테러에의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인 강대현씨가 피살돼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알제리의 회교원리주의 세력이 국제적인 비난을 받으면서도 외국인 테러를서슴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 외국의 지지에 의존하는 현정부의 약한 고리를 끊어놓자는 것이다. 테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적자원과 투자가 알제리를빠져 나가면 현정부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특히 프랑스는 회교원리주의자들의 주공격대상이다. 식민제국 프랑스에맞서 18년동안이나 끈질긴 투쟁끝에 독립한 알제리의 정서도 정서지만 최대원유공급국인 알제리를 회교 반불반군들 손에 넘겨주지 않기 위해 프랑스가알제리정부를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제리의 테러는 주로FIS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구국군(AIS)과 FIS와 경쟁관계에 있는 이슬람무장그룹(GIA)에 의해 자행된다. AIS는 보안군과 정부단체 시설물을 주공격목표로 삼고 있는 반면 GIA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테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24일 에어프랑스기를 납치한 것도 GIA였다.

구국군의 사령부는 알제리 북부 아틀라스산맥지역에 소재하고 있다. 효과적인 활동을 위해 사령부 산하 3개 지구사령부와 1백여개 부대로 세분해 놓았다. 전사들은 이 1백여개 단위부대에 소속돼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통신시설, 군수공장, 야전병원, 폭탄제조공장까지 갖춘 정규군 수준으로 알려지고있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구국군보다 더욱 과격한 테러집단으로 알려진 이슬람무장그룹은 알제리 근방이 주활동무대다. 지난해 11월 "알제리에남아 있는 외국인들은 모두 죽음을 맞게 될 것"이라 발표한 뒤 실제 외국인테러를 감행해 악명 높다. 정부가 오는 12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에 알제리는 올해내 수차례의 '피의 제전'을 더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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