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먼저 인사합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일은 두 사람이 만나 서로 통해지는 일이다.그 근본을 안다면 다른 일은 모두 각주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사람의 만남은 인사로 시작하고 인사로 끝나니 그야말로 인사가 만사의 근본임을 알겠다.

하늘은 사람을 움직이는데 많은 것을 쓰지 않는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서로 잠깐 눈빛만 달리 해도 얼마나 많은 움직임이 마음 속에 일어나는가. 생각할수록 눈 한번 맞추는 일도 전인격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인사란, 머리를 약간 숙이든, 눈한번 맞추든 그 근본은 안에 있는 것이고그마음을 안으로 쓰기 때문에 적은 것을 귀하게 여기는 삶의 방식이라 말할수 있다. 무릇 모든 인사란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것이 근본이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두 사람이 서로 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사하는 방식이야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그근본은 오직 하나뿐이 아니겠는가. 사람이야 융통성이 없을 수 없겠지만 하늘의 법칙은 언제나 외통수 뿐이므로.

'주역'에 많은 괘가 있지만 '겸손'이라는 외나무 다리를 건너지 않고 사람끼리 서로 통할 수 있는괘는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제후도 스스로를 과인 (덕이 부족한 사람)이라 칭했다. '겸손'에는 지나침이 없으니 우리는 다만 미치지 못함을 항상 걱정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런 뜻에서 대구광역시 교육청에서 벌이고 있는 '먼저 인사하기'캠페인도 그 근본에 미치지 못할까 항상 걱정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아쉬운 점은 '먼저 인사합시다'라는 표어는 아무래도 '겸손'한 표현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구시인협회 회장〉

김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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