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의 푸른나무166-두더지는 땅을 판다27

쌍침형, 불곰형, 찡오형이 들어온다. 그들은 곧장 육번 룸으로 간다. 채리누나가 육번 룸을 맡아라고 내게 말한다. 나는 육번 룸으로 간다. 나는 문을열고 차렷자세를 한다. 양주와 과실 안주를 가져오라고 쌍침형이 말한다. 나는 채리누나에게 그 말을 전한다. 주방은 바쁘다. 필이엄마와 운신댁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란이가 주방으로 온다. 삼번 룸에 양주 한병, 나막스를주문한다. 그녀는 화장실로 간다. 운신댁이 과일 접시를 만든다. "나는 윤씨를 찍을테야"하고 운신댁이 말한다. "우린 모두 윤씨를 찍어야 해요"하고 채리누나가 말한다. 채리누나는 아이스박스에 토막얼음을 담는다. "윤씨는 동정표만 모아도 당선되겠다"하고 필이엄마가 말한다. 필이엄마는 낙지볶음을만들고 있다.나는 소반을 나른다. 죠니워커한병, 과일 접시, 우롱차 세 깡통, 아이스박스, 잔이 올려져 있다. 육번 홀 앞에 소반을 놓는다. 문을 열고 소반을 다시 든다.

"…내일 밤은 안돼. 개표장에 몰렸겠지만 비상경계령이야. 조폭 전담반까지 있어. 선거 끝나고 선거사범 엮어 때가 좋아. 선관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재깍 발표가 있을테니깐"

찡오형이 말한다.

"미루면 기회를 놓쳐요. 향린동을 쓸면 당한 놈들이 삐삐칠테구, 굴집 연립에서 튀어 나올때 그쪽을 덮치면 되지. 굴집 쪽은 내가 맡겠어요"쌍침형이 말한다.

"찡오말이 맞아. 내일은 피해. 불났을때, 도적질은 치사해. 상무님 뜻도그렇잖구. 선거결과보고 얘기하자구"

찡오형이 말한다

나는 상 차림을 끝낸다. 빈 소반을 들고 문을 나선다. 나는 오는 사람과부디칠뻔 한다. 그를 본다. 흰 양복 차림의 최상무다. 나는 얼른 허리를 꺽는다. 최상무가 육번 룸으로 들어간다. 나는 홀로 나온다. 우리 식구들이 들이닥친다. 여닐곱이나 된다. 기요와 짱구도 섞여 있다. 그들은 자리가 없다고 투덜댄다.

"호프집에서 대기하자구"

깡태형이 말한다. 식구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간다. 채리누나가 나를 부른다. 양주잔, 얼음잔, 야채 한접시가 소반에 담긴다. 마요네즈, 된장 종지도오른다. 육번 룸에 가져가라고 채리누나가 말한다. 나는 그것을 룸으로 나른다. 최상무가 안쪽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다. 흰 양복 윗주머니에 빨간 손수건을 꽂았다.

"…선거사범 무더기로 찍을때 끼이고 싶어 내일을 우기냐. 매스컴이 나발불면 조직이 박살나. 내일은 절대 불가야"

최상무가 목소리를 높인다.

나는 홀로 나온다. 채리누나가 무선전화기를 들고 있다. 애들 넷만 보내줘요, 하고 말한다. 호스테스가 달릴때, 채리누나는 보도(호스테스 공급업체)에 연락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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