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의 신당창당공식선언으로 18일부터 정국은 바야흐로 다시 90년2월 민자당3당통합직전의 '4당체제'로 사실상 복귀한 셈이다. 다시말해 1백68석으로 과반수를 겨우 넘기고 있는 민자당과 일단 70여석을 확보,제1야당으로 자리매김한 김대중신당, 그리고 22석의 자민련과 원내교섭단체구성까지는가능할것으로 보이는 민주당등 4각체제로 운영되게됐다.4당체제의 구성을 보면 반YS측면에서는 야3당이 궤를 같이하고 있고 세대교체와 지역할거주의반대라는 측면에서는 민자당과 민주당이 맥이 닿아 있다. 또 단순화시킬수는 없지만 대략 현행대통령제고수입장은 민자당과 민주당이,내각제개헌입장에서는 김대중신당과 자민련이 각각 나뉘어져 있다. 물론 김대중신당이 호남권, 자민련이 충청권, 민자당이 영남권을 각각 기반으로 하는 지역정당성격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는 4당체제가 정치적 사안에따라 합종연횡할 소지가 다분히 있다는 면을 담고 있다고 볼수 있다.
일단 이번 4당체제는 13대총선이후시절 여소야대의 4당체제를 거의 복원한형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는게 정가의 공통된 인식이다. 특히 4당체제가 매우 불안정하고 과도기적체제가 될 공산이크다는데 이의가 없는 편이다.
우선 김영삼대통령과 집권여당인 민자당이 확실한 국정주도권을 행사하지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3대총선직후 여소야대정국과 비슷하다는 시각도 있다.당시 국정이 야당에 의해 주도되는 바람에 집권여당은 무력하기짝이 없었다. 물론 지금은과반수를 확보하고 있기때문에 상황은 그때와 완전히 다르다. 그렇지만 지금 민자당은 지리멸렬한 상태를 면치못하고 있다. 현재 충청권은 이반되기 시작했고 대구경북권과 강원권은 흔들리고 있는등 전국적으로 당이 최악의 동요상태를 보이고 있다. 구심력을 상실했다고 보면무리가 없다. 그래서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당이 상당부분 와해될 소지를갖고 있다는 점에서 국정을 책임지고 힘있게 이끌어 갈 힘이 없다.자연 민자당의 혼란의 틈을 비집고 야당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김대중씨와 김종필씨의 입김이 만만찮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또 이번 4당체제의 실체가 김대중씨와 김종필씨의 정치전면복귀라는 측면에서 '3김부활'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띠고 있다.
이는 김대통령이 싫든 좋든 이들 정치실체인 양김과 국정을 논의하지 않을수 없게됐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양김을 정치권에서 사장시키는 정치적노력을 해왔지만 이것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시사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김대통령은 대야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만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들양자가 김대통령을 협공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정기국회 말미로 추측되고 있지만 벌써 청와대영수회담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들이 무성하다. 청와대측은자칫 영수들의 악수장면이 이들의 대권가도를 공고히 해줄것을 우려하고 있다. 야당과 대화는 하되 이들과 거리를 두는 이중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결국 4당은 총선에서 한판 결전을 벌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9월정기국회에서 각당의 위상제고를 위해 혼신의 힘을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김대중씨가정기국회전에 신당창당을 결행한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이미 김대중씨와의차별화시도에 돌입한 김종필씨도 김대중신당과 뭔가 다르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일방적으로 김대중씨와 보조를 맞추지는 않을것 같다. 그래서 정가에서 정기국회과정에서 '캐스팅보트'의 역할로 정국의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4당체제는 뭐니해도 총선이후를 겨냥한 선거체제라는 점에서주목받고 있다. 내년 총선은 김영삼대통령의 남은 임기의 향방을 결정적으로좌우할 뿐아니라 양김의 대권도전실현유무, 내각제개헌가능성과 차기대권주자들의 윤곽, 그리고 신진정치인사들의 형성모습등을 가늠할 수 있는 최대정치적 변인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각4당은 제1당을 차지하기 위해 이미 사활건 싸움에 돌입한 인상이다. 만약 총선결과 여소야대가 될 경우 정치권은 다시 이합집산의 교란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는 대권주자중심의 움직임을 잉태할 것이라는게 정가의 대체적인 판단이다.〈이헌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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