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아동미술과 상상력

꽤 오래전 일이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미술관을 관람하던중 국민학교2~3학년 정도의 학생들이 수십명 들어왔다. 15명정도씩 그룹을 지어 진지하게 인솔교사의 전시작품 설명을 조용히 듣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두어시간 남짓 전시실을 다니며 설명을 마친 인솔교사는 8절 종이를 한장씩 나누어 주고 느낀 감상을 적으라고 했다. 각자 바닥에 엎드리거나 벽에 기대어막힘없이 술술 적어나가는 것이었다. 그것도 종이 앞뒤로 빽빽하게 적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자기의 느낌을 자유롭게 적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아이들 틈에서 머릿속으로 적어 보았으나 절반이상 적고나니 별로 쓸게없었다. 나자신의 한계를 느껴 무척 씁쓸했던 기억이 남아있다.몇년전 어느 대학에서미술과 관련된 강의시간이었다. '가을'하면 무엇이생각나느냐고 질문했다. 단풍, 추수, 과일, 푸른 하늘등 몇가지 대답이 나오고는 더이상 말이 없었다.어린시절 부터 중·고등학교 까지의 단순 학습과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있으므로 상상력이 결여된 대답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화가인 나에게 자식들의 '아동미술 교육'은 어떻게 하느냐고 주위에서 묻곤한다. 미술학원에 보내어 색칠하고 그리는 기술을 흉내내게 하지 않고 집에서도 따로 지도하지 않는다. 글을 읽지못하는 어린시절부터 그림이 많은동화책을 사주어 많이 보게 한다. 더 폭넓고 깊이 있게 상상하고 생각할 수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우리집엔 화장실에도 책꽂이가 있어 동화책들이 꽂혀있다. 변기 앞에는 책을 펴놓고 볼 수 있도록 간이 책상을 만들어 놓고 있기도 하다.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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