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젖 먹이는 엄마들 줄어든다 70년대 비해 20% 줄어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들이 크게 줄고 있다.그동안 소비자단체와 간호사협회 등 관련단체들의 꾸준한 모유수유 권장 홍보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몇년사이 모유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모유보다는 우유를 먹이는 가정이 훨씬 많다.엄마의 젖은 아기에게 가장 좋은 완전한 자연식이며 면역체가 들어있어 병균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고 아기가 자라남에 따라 그때마다 아기에게 적합하도록 성분이 달라져 아기의 발육을 도와주는 등 우유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모유를 먹여야 하는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모유수유의 실태와 문제점 및 대책을 효성가톨릭대 박정한교수의 도움말로알아본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1백52개 보건소를 찾은 사람 가운데 93년출생아 7천1백30명의 수유양상을 조사한 결과 출생후 1개월까지는 완전 모유수유 비율이 56.8%, 부분 모유 수유율은 74.3%로 나타났다. (박인화·황나미의 '모유수유 실천양상과 권장정책' 논문중에서)

또 4개월 말까지는 완전 모유수유비율 36.8%, 부분 수유율 56.9%며 출생후7개월까지는 완전 수유율 25%, 부분 수유율 43.4%를 나타냈다.이같은 수치는 1개월까지만을 단순 비교해도 70년대 94%(같은 방법으로 조사)에서 94년 현재 74% 정도로 떨어져 선진국에서 70년대부터 모유수유를 장려한 후 계속 수유율이 높아져 최근엔 80~90%에 이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모유수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모유 수유를 원해도 젖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엄마 젖은 출산후 되도록 빨리 아기에게 물리지 않으면 계속 나오지 않게되므로 모유수유의 성패는 생후 첫날에 달려 있다는 것. 그러나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에 의한 출산이 많아지면서 수술후 통증 등으로 유즙 분비가 늦어져 이기간동안 분유를 먹이게 되고 이것이 분유를 계속 먹이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출생직후 엄마와 영아를 분리하는 것도 모유수유를 방해하는 요인. 요즘은경북대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 모자동실을 설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병원들이 신생아실에 영아를 격리 수용함으로써 젖빠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는 것.

신생아는 낳자마자 본능적으로 젖을 빨게 돼 있고 이 젖빠는 자극이 유즙분비를 촉진시킨다. 산모에게도 젖을 빨리게 하는 것이 중추신경과 연결, 반사적으로 호르몬을 분비케 해 산모의 조기회복을돕고 오래 젖을 먹일수록배란시기를 지연시켜 자연피임을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의료기관 분만율이 98.9%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는 이같은 병원분만이 모유수유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의사나 간호사가 모유수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신생아에게 쉽게 조제분유를 먹임으로써 모유수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91년 분유제조사들이 자발적으로 광고활동을 금지키로 결정했지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계속적인 선전과 판촉활동을 펴면서 신생아에게 조제분유를 먹게끔 하고 퇴원후에도 병원서 익숙했던 특정회사의 분유를 구입, 사용케 해 모유수유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들어 조제분유광고는 사라졌지만 이유식용 분유나 대체용 이유식품을대중매체를 통해 광고하고 있는 등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그러면 어떻게 하면 모유수유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인가.

의료기관내에 일정병상의 모자동실을 갖추도록 제도화하고 모유수유와 관련된 보험수가 책정,조제분유 등을 권장하는 상업광고 및 판촉활동 금지를위한 행정지도 강화,홍보 확대 등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사회적 분위기 조성,의료기관내 전담인력 배치,보건소 등 모유수유 권장 등과 어머니들의 모유수유 의지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박정한교수는 "모유를 먹은 아이가 분유를 먹은 아이보다 지능발달지수가8~9점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만큼 모유가 모든 면에서 월등히 좋다"며 "모유수유가 비문화인인 듯 잘못 인식되고 있는 점과 분유가 모유보다좋다거나 젖을 빨리면 유방모양이 일그러진다는 어머니들의 그릇된 인식부터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석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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