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경수로 개발의 실무책임자인 한국원자력연구소 이병영원전프로젝트그룹장의 전격적인 보직해임을 둘러싼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이씨는 그동안 대북 핵협상에서 한국형 경수로 제공을 관철한 장본인일뿐아니라 향후 경수로사업의 핵심인 원자로 계통설계의 실무책임을 담당하면서사업의 기술자문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인물이어서 더욱 큰 충격을 주고있다.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조치를 한 이씨 개인의 신상변화 차원을 넘어 한국형 경수로 제공을 강조해온 정부 의지가 어떤 변화가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원연측은 이씨 보직해임의 분명한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으나 여러 정황으로 봐 경수로 사업의 계약구조 문제에 대해 이씨가 이미 '결정난' 정부 방침에 반발한데 따른 보복성 인사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이씨는 국내외적으로 경수로 주계약자로 내정돼 있던 한국전력이 원자력사업에서 핵심기술인 계통설계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보완하기 위해 원연측이단순한 하청이상의 감독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씨는 한전이 원연을배제하고 단독 주계약자로서 경수로 사업을 추진할경우 한국형 경수로를 실질적으로 관철하기에 여러 장애요소들을 효율적으로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높다면서 경수로사업 감리를 맡을 미국측 프로그램코디네이터(PC)의 월권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비록 한국형 경수로를 제공하기 위한 문서상의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실제로 원자로 설계·제작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설계변경등을 통해 최악의경우 미국형으로 둔갑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해온 것.
이같은 이씨의 주장에 대해 정부측은 한전이 비록 계통설계 능력은 없어도그동안 영광 3,4호기와 울진 3,4호기등 원전 건설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을통해 경수로사업을 총괄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한전측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전체 경수로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 약 3조원중 계통설계는 2%남짓에불과한 사소한 부분인데 비록 핵심부분이라고 해도전체 관리를 담당할 한전과 동등한 자격을 얻겠다는 원연측 주장은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렇게볼때 이씨의 보직해임을 둘러싼 논란은 원자로 건설의 핵심부분인계통설계에 대한 인식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할 수있다. 나아가 한국형경수로에 대한 시각차와도 연결된다.
원연측은 원전기술 자립의 척도는 계통설계를 할 수 있는가 여부에 달려있으며 이 기술을 독자 개발했기 때문에 정부가 그토록 강조한 '한국형'경수로의 존재도 비로소 설득력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측은 한국표준형을 개발한 원연측 공로는 인정하지만 '한국형'의 실체도 미국의 컨버스천 엔지니어링사 제품을 국내 관련기관이 여러 부분에 걸친 표준화사업을 거쳐 비로소 완성한데 불과하다며 원연과 이씨의 주장을 폄하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대북 경수로 사업의 원만한 추진을 위한 걸림돌은 대외적으로뿐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산적해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할 수 있다.
이와관련, 향후 대북 경수로사업의 추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그동안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국내 의견조율 노력을 강화하는데 정부가 적극적인 조정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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