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들 타고 온 분홍색 스쿠퍼까지 확인한걸요"기요가 대답한다. 나는 낮 동안 줄곧 연립주택 12동 모퉁이를 지켰다. 해가 지기전이었다. 분홍색 승용차가 연립주택 마당에 섰다. 그들이 차에서 내렸다. 꺽다리와 꼬마가 끼여 있었다. 그들은 12동 출입구로 들어갔다. 잠시뒤 3층 왼쪽 창문이 활짝 열렸다. 해가 진뒤에 기요가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 그때까지 다섯은 출입구로 나오지 않았다. 분홍색 승용차도 그대로 있었다.
"지금이 10시45분, 11시 정각에 향린동을 공격한다" 쌍침형이 손목시계를보곤 말한다. "향린동 쥐떼가 당하면 여기로 삐삐를 칠게다. 전화를 걸든가.호출을 받고 튀어나올 때 작살을 내는 거야. 10분을 기다려도 안나오면 쳐들어간다"
"요령은 전과 동"
짱구가 새끼들에게 말한다.
"짱구, 철수시 복지원쪽으로 빠져. 장서면에서 온주로 틀어. 온주 팔팔당구장에 집결이다. 다들 대기하고 있을거야"
쌍침형이 말한다. 쌍침형이 승용차의 열린 창문으로 손을 넣는다. 뒷 트렁크가 열린다. 짱구가 그쪽으로 돌아간다. 골프백을 들어낸다. 골프백 쟈크를연다. 무기를 꺼낸다. 각목, 쇠파이프, 일본칼이다. 긴 칼날이 어둠속에 번쩍인다. 내 숨소리가 절로 커진다. 나는 어느것도 받기 싫다. 짱구가 면장갑과 마스크를 나누어준다. 나도 그것을 받는다. 모두 마스크를 쓴다. 나도 마스크를 쓴다. 나는 장갑에 손가락 다섯개를 금방 끼지 못한다. 한구멍에 두손가락이 들어갔다.
-어미야, 시우한테는 벙어리장갑을 떠줘. 걘 장갑을 잘 끼지 못하잖아. 장갑을 잘 흘리고 다니니 목걸이도 만들어주고. 어릴적 할머니가 엄마에게 말했다. 나는 장갑을 주머니에 넣는다.
짱구가 새끼들에게 무기를 나누어준다. 각목과 쇠파이프다. 내게는 각목을준다. 나는 받고 싶지 않다. 받지 않을 수 없다. 짱구와 기요는 일본칼을 쥔다.
"훈련받은대로. 물불 안가리겠지만, 물불 가리지 마. 가능한 머리는 치지않도록. 허리와 다리 공격부터. 쓰러지면 죽여놔. 머리통은 제손으로 보호할테니깐. 뒤처리는 키유와 내가 맡는다"
짱구가 새끼들에게 말한다.
"걱정 놓으세요. 박살을 내버릴테니깐. 우리도 훈장찰 각오가 돼 있었요"종태가 씩씩하게 말한다. 다른 새끼들도 한마디씩 한다. "형님들은 놀아도돼요" "솜씨한번 보여드리지요" "여기 치구 향린동 원정갑시다" 말솜씨가 여유작작하다. 아직 벚꽃(여드름)피고 강아지풀(솜털)보송한 애들이다. "천지를 구별 못하니 쟤들은 겁이 없어" 기요가 새끼들을 두고 언젠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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