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지방선거참패이후 지역 민자당의원들이 매우 의기소침해 있다. 총선이 임박해지면서 지역나들이도 분주하지만 뭔가 예전같은 신이 나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이다.이는 근본적으로 정치불신탓에 의원들의 위상이나 대접이 눈에 띄게 낮아진데다 최근에는 당의 인기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혹 지역에 상주하다시피하면서 지역구를 누비고 다니고 심지어 지역예산을 남보다 더 많이 딴 의원들은 의정생활에 대한 회의까지 생기는 모양이다.돌이켜보면 모든게 헛수고인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거정권에서처럼 정치자금을 대주는 사람도 없고 개인친분으로 후원회정도 그럭저럭 꾸려나가고 있어 돈씀씀이도 궁색한 모습이다. 의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요즘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목은 역시 반YS및 반민자기류이다. 사실 이 정서 앞에서는 만사가 쓸데없는 것이다.
대구지역의 모의원은 "지역구에 내려가면 당직을 빨리 버리라는 당원들의등쌀에 못 견딘다"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민자당간판으로는 총선에 어렵다는얘기를 하는 바람에 이제는 질릴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한 의원은 "당과 대통령의 인기때문에 의원각자의 능력과 자질이 희생되고 있다"며 "지역민들도좀 심한 것이 아니냐"며 노골적인 불평도 했다.
또다른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은 위원장과 관계있으니 민자당후보를 찍겠는데 시장은 나에게 맡겨달라는 핵심당원도 있었다"면서 "지금열심히 지역구활동을 해보았자 효과가 없을 것 같아 조금더 있다가 활동을할 예정"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경북의 모의원은 "지역구에가봤자 힘빠진 소리만 해 심란한 마음을 삭이기 위해 서울에서 친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재미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넋두리를 털어놨다.물론 이탓에 지역의원들도 민자당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모습들이다·그래서 지역의원들의 동요때문에 정가에서 TK신당설등 갖가지 억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구에서 의원대접이 시원찮은 것도 사기저하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것 같다. 과거에는 국회의원 얼굴 한번 보는게 영광이었지만 이는 옛시절 얘기이다.근래에는 "정치 똑바로 하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경북의 모의원 보좌관은 "그래도 이전에는 국회의원이 군수등 기관장들을거느리며 지역총사령관 역할을 했다"면서 "이제 무소속 군수가 당선되고 나서는 상황이 완전 달라졌는데 상전대접은 커녕 행사초청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의정보고회에도 군수가 배석했는데 이는 꿈같은 전설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내 민자당 국회의원들의 경우 시,군내의 인사및 이권사업에 개입하는 것이 상례일 정도로 영향력은 대단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직 무소속단체장과 상견례도 하지 않은 국회의원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런상황은 시대가 바뀌었기때문에 그래도 괜찮은 편이지만 몸을 쪼개면서의정활동을 했는데도 지역에서 평가가 좋지않는 의원들은 열이 치받는 모양이다.
대구지역의 모중진의원도 예결위원장을 맡아 몇년동안 지역예산을 누구보다 많이 딴 공을 확실히 평가받고 있는데도 묘한 정서때문에 소문이 좋지않자 걱정하는 케이스. 경북지역의 몇몇 의원들도 "타의원들보다 지역예산을더 얻어와도지역주민들이 알아주지 않아 이제 그런 노력이 필요있겠느냐는생각이 든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지역정서에 편승된 행동만하면 된다는 것이냐. 이제 무엇으로 의정활동을 평가할 것인지…"라고 반문했다.그래서 모의원은 "지역에 이상한 바람이 불지만 만약 무소속,야당사람들이과연 당선되어 지역예산을 얼마나 확보할지는 두고보면 알것이고 그때되어야지역민들이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빈정대면서 "이제 지역예산을 따오는 것보다선거때 그럴듯한 선심이나 베푸는게 지역민의 피부에 더 와닿을지도 모르겠다"고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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