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정치판은 얽히고 설켜서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간하기가 힘들다. 한달전 지방선거가 끝나자 제1야당이 붕괴되는가하면 여당도 물갈이바람속에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끈질기게 나돌던 정계개편설이 서서히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총선을 앞둔 정치판의 이합집산이 또일어날 조짐이다.사당이 활개친 정치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깔고 있는 의회정치는 제대로 된 정당이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그 수준이 결정된다고 해도 지나친 얘기는 아니다. 정치자체의 역사는 길지만 의회정치의수단으로서 정당은 19세기에 들어와서 뿌리를 내렸다. 의회를 통한 정당정치는 그렇게 긴 역사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민주주의의 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가 정당정치를 도입한 것은 40여년전인 1954년에 실시된 제3대 총선때부터라 할 수 있다. 물론 초대·2대국회에도 정당소속 국회의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3대때부터 정당들이 후보공천을 하고 소속의원들을 관리하는 본격적인 정당정치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제1공화국에서 현정권이들어서기까지 여당이나 야당이나지속으로 명맥을 이어온 정당은 하나도 없었다.
여당은 집권자와 운명을 같이했고 야당은 몇몇 영향력있는 정치인에 의해창당되고 통합되고 분당되고했다. 정당정치 40년 역사에서 특정계층이나 세력을 대표하는 정당은 없었고 집권자나 당수의 운명에 따라 흥망이 좌우됐던사당밖에 없었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선거때만 되면 특정인을 따라 갈라진 패거리가 모체가 돼서 만들어지는 것이 우리정당의 실체였다는 지적이다.
난국에도 사리추구
내년봄으로 다가온 제15대 총선을 10개월가량 앞둔 지금 우리정치판은 바로 이와같은 과거의 사당적 패짜기준비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방선거결과를아전인수식으로 보고있는 사당의 우두머리들이 노골적으로 노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우두머리들에게 빌붙어 사리를 채우려는 정치꾼들은 유리한 쪽을 찾아 줄서기가 한창이다.
지방선거뒤 불과 한달사이에 삼풍백화점참사와 태풍 페이가 남긴 상처로나라가 말이 아닌 상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는 나라를 위해 지금정치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난국을 극복하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은조금도 없고 내년 총선때 당선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총력을 쏟고 있는것같은 모습들이다.
이같은 난국에도 충북영동·옥천·보은선거구에서 허리에 위치한 옥천을독립선거구로 잘라내는 '게리멘더링'의 수법을 뛰어넘는 '파렴치멘더링'까지도 만들었고 전국구의석을 잃지않으려고 신당참여를 밝히고도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야말로 '야누스'같은 정치꾼이 될 것을 밝히고 있는것이 우리정치판의 기막힌 현실이다.
대국민약속도 파기
비록 지금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달라진다고 생각하고 있는것이 우리정치꾼들의 철면피한 모습이고 국민에 대한 약속도 '지키지못해 죄송하다'는 한마디로 파기해도 아무런 죄의식도 갖지않는 것이 바로 우리의정치다. 이제 우리정치판의 시계바늘은 거꾸로 돌아가려고 방향을 뒤로 돌린상태다.
내년의 봄은 마치 80년의 봄처럼 3김의 세력다툼이 치열할 것이다. 16년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내년의 봄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발전은 못할망정 16년후퇴라니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 아닐 수 없다. 40년정당정치가 아직도 3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얘기해야될지 모르겠다.
우리정치는 오랜 군사독재로 발전을 못했다고 그 이유를 내세우지만 현재의 정치판을 주무르고 있는 3김의 책임도 적지않다고 본다. 항상 의회주의와정당정치를 부르짖으면서도 이를뒷받침할 수 있는 인재들을 키우지않고 자기위상 굳히기에 안간힘 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3김의 퇴장없이는 우리의 정치판은 후퇴는 있어도 발전은 절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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