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야?"한 사내가 묻는다. 얼굴 여기 저기에 피가 묻어 있다. 섬짯하다. 나는 숨이 막혀 대답할 수 없다. 얼굴의 땀을 훑어내린다.
"그건 뭐야? 어디서 났어?"
다른 사내가 내 손에 쥔 각목을 본다. 나는 각목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깜박 잊고 있었다. 나는 각목을 내버린다. 묻던 사내가 각목을 집어든다. 승용차 운전석에서 한 사내가 내린다.
"십이동 치고 오는 치 아냐?"
운전석에서 내린 사내가 말한다.
"너 최상무파 새끼지?"
처음 묻던 사내가 내 멱살을 쥔다. 나는 숨만 헐떡일뿐 대답을 못한다."죽여버려!"
운전석에서 내린 사내가 말한다.
멱살을 쥔 사내의 주먹이 내 턱을 갈긴다. 각목이 내 등줄기를 내리친다.발길질이 옆구리를 찬다. 나는 비명을 지른다. 비칠거린다. 각목이 다시 내등판을 내리친다. 무릎이 꺾인다. 나는 쓰러진다. 각목이 등을 친다. 나는머리를 감싸쥔다. 옆구리로 발길질이 날라든다. 각목이 어디고 가릴 데 없이나를 팬다. 나는 땅바닥에 뒹군다. 십이동 출입구로 끌려 나오던 녀석들이생각난다. 흙고물을 바르고 요동치던 미꾸라지가 떠오른다. 너무 아파 나는비명을 지를 수 없다.
차츰 통증의 감각이 무디어진다.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 듯하다. 나는 정신을 잃어간다.
"온다! 놈들이다. 빨리 트렁크에 실어!"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내 몸이 들린다. 나를 어딘가 던져 넣는다. 내 다리가 구겨진다. 꽝 하고 문이 닫긴다. 차가 움직인다. 차체 철판을 무엇인가세게 내리친다.고함 소리도 들린다. 의식이 가물가물해진다. 더이상 아무소리도, 무엇이떠오르지도 않는다. 잠과 같은 그런 나락으로 나는 떨어진다.
나는 눈을 뜬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없다. 깜깜하다. 찌는 듯 덥다. 기운이 없다. 팔다리를 꼼짝할 수없다. 천천히 팔을 들어본다. 어깨가 결린다. 어깨만이 아니다. 온 몸이 쑤신다. 손등도 쓰리다. 손을 미처 들기전에 천장이다. 철판이다. 비로소 나는 좁은 공간에 갇혔음을 안다. 승용차 트렁크속이틀림없다. 고함 지를 힘이 없다. 숨만 겨우 내쉰다. 나는 눈을 감는다. 나는다시 잠속에 빠져든다. 목이 몹시 마르다. 입안이 바싹 타들어 간다. 물이마시고 싶다. 물이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물을 달라고 고함지를 힘도 없다.내 신세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나는 까무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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