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자도 집에서 요리 합니다

'요리하는 남자가 아름답다'과거엔 조리사 등 직업적인 이유로 요리를 하거나 기껏 야외에 나가 요리솜씨를 뽐내는 '레저 요리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취미로, 또는 가사분담의 하나로 집에서 요리를 하는 가장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핵가족의 정착과 맞벌이부부, 주말부부 및 독신남성의 증가 등 전반적인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앞치마를 두르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남자가요리라니…'하는 우리사회의 오랜 고정관념이 깨어지고 있다.얼마전 서울의 한 개업의가 요리취미를 살릴겸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 국수집 주방장으로 변신, 화제가 됐듯이 탁월한 요리실력으로 전업까지 고려하는사람들을 비롯해 주말에가족들에게 새로운 별미 만들어주기를 즐겨하거나,솜씨가 서툴긴해도 좋은가장이 되기위해 몇가지 일품요리를 애써 익히려는사람, 직접 요리하는 것은 싫어해도 때에 따라선 남자가 요리할 수도 있다며인정하는 사람 등 요리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남성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이다.

물론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적은 30대전후의 이른바 신세대부부들이태반을 차지하지만 점잖은 중년의 인텔리계층에서도 요리취미를 가진 남성들이 적지않다.

직장관계로 대구-대전을 오가는 40대의 권모씨(대덕연구단지 원자력연구소연구원)는 역시전문직업인인 아내보다 요리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재료,조리법이 적힌 레스피만 보고도 곧잘 요리를 해낼 정도이다. 특히 과자, 파이, 스테이크 등 오븐을이용한 요리에 자신있다는 것. 국교생인 두 아이들은 아빠가 만들어준 깨과자, 땅콩과자 등을 학교로 가져가 인기를 끌기도 한다.

신세대 맞벌이부부인 김정대씨(28·회사원)는 임신한 아내의 출근준비를돕기위해 아내가 재료를준비해놓으면 조리는 자신이 맡아한다. 8년여의 자취생활경험으로 숙련된 조리솜씨를 갖고 있는 그는 볶고 무치고 하여 아내와자신의 점심도시락까지 싼다. 나물무침이나 국끓이기 등 밥상에 오르는 웬만한 반찬류는 척척 해내는 김씨는 신세대답게 떡볶이에 특히 자신이 있다고.이밖에도 주말에 가족들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하기위해 요리책을 들추는가장, 신부감으로 점찍은 여성에게 멋진 요리솜씨를 선보여 결혼에 골인한사람 등 요리에 재미를 들인 남성들이 의외로 많다.

이같은 '요리하는 남성'의 증가추세는 요리취미가 현대인의 개성 및 스트레스해소법으로 새롭게 부각되는데다 여성들도 요리 잘하는 남성에게 후한점수를 주는 등 전반적인 인식의 변화가바탕에 깔려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전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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