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컴퓨터 통신-CDMA식 이동전화

이동전화(휴대폰) 가입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일반전화에 비해 통화품질이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통화하기도 어렵고 간신히 통화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극심한 잡음과 혼신때문에 무슨말인지 알아듣기가 어려운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가용주파수가 한정돼 있는데다현재의 아날로그방식으로는 늘어나는 가입자를 더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통화불량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는 것이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방식의 디지털이동전화이다.CDMA는 음성신호를 빛의 점멸과 같은 디지털신호로 바꾸어 전송하기 때문에 기존의 아날로그방식에 비해 가입자수용 용량이 3배에서 최고 20배가량높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동전화 수요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이동중에 통화가 끊어지는 일이 없고 잡음과 혼신도 없다.신호가 디지털로 처리되기 때문에 도청이 안된다.

CDMA방식의 이동전화개발을 주도해온 한국이동통신은 내년 1월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CDMA 디지털 이동전화 시험통화에 성공했고 올해 5월에는 현장시험을 완료,서울지역에서 시험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이동통신은연말까지 시험서비스에서 나타난문제점을 보완, 내년1월부터 상용서비스를실시한다는 것이다.

5개월을 앞두고 있는 CDMA상용서비스의 성공여부는 세계적인 관심이 되고있다. 예정대로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세계최초의 CDMA운용국이 되는 쾌거를이룩하게 되고 명실상부한 정보통신선진국으로 인정받게 된다.그러나 상용화의 성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CDMA는 현재까지 세계 어느나라도 상용서비스에 들어가지 못했을 정도로 첨단분야이기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시스템 안정화이다. CDMA시스템은 아직 세계 어느곳에서도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기술적 문제를 우리손으로 해결해야 한다.

통신전문가들은 80년대초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국산전자교환기인 TDX도 수년간 시험후 상용화에 들어갔지만 통화량이 많은 대도시에 설치했을 때 많은문제점이 노출됐었던 점을 상기하며 5개월안에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서울에서의 성공은 전세계에서의 성공을 의미한다"는 말이 나올만큼 산과 구릉지대, 도심을 흐르는 강, 고층건물, 민간사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각종 전파 등 우리나라의 전파환경은 극히 열악하기 때문이다.디지털용 이동전화기개발도 난항을 겪고 있어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있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등 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기 제조업체들은 당초 국산화를 지난해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전화기에서 발생하는 음성신호를 암호로 바꾸고 역으로 암호를 음성으로 바꾸는 기능을 하는 ASIC(주문형반도체)칩 등 핵심부품을 개발하지 못해 내년 1월까지 국산화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 전파를 중계하는 기지국이 연차적으로 세워지기때문에 아날로그와 디지털방식겸용인 이중모드 전화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현재의 아날로그 전화기보다 무거운 겸용전화기를 가입자들이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한국이동통신은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미퀘컴사에서 CDMA전화기를 수입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주파수다. 한국이동통신은 배정받은 15메가헤르츠의 주파수를 모두 아날로그식 휴대폰 이용자를수용하는데 소진한 상태다. 정부가 주파수를 추가 배정해주지 않는한 한국이동통신은 CDMA방식의 이동전화서비스를 실시할 수 없다.

〈이종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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