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의 27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은 2차대전종전 50주년을 맞아 그간의 동반자관계를 재확인하고 지난 반세기의 양국관계를 재정비하는 계기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수 있다.이번 워싱턴 정상회담은 김대통령의 취임 2년여동안 4번째 대좌로 양국의전통적인 우호협력관계와 결속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실제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 반세기에 걸친 양국간 혈맹관계를 평가하고 다가오는 21세기를 맞아 양국 협력관계를 보다 높은 차원으로 격상시키자는 의지를확인했다.
김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은 이같은 의지에 입각, 최근의 북한정세및 남북한 관계, 한·미안보협력및 경제·통상문제등 주요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우선 경수로협상 타결에 이은 대북 쌀지원등한반도 정세변화에 따른 공조체제와 함께 굳건한 안보협력을 재확인했다는데서 찾을 수있다.
김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이끌기 위한방안의 일환으로 고위레벨(차관급)의 '한미 대북공동전략 협의체제'를 구축키로 합의한것이다.
이 협의체제는 대북공동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외교·경제적 협의체제라는점에서 안보차원의 한미안보협의회와 함께 대북협력을 위한 다채널이 구축된셈이라고 외무부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미 양국이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대북전략을 수립함으로써 다소 혼선과 중첩을 보여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대북협의채널의 제도화는 향후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이끌어내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는 북한을 개방사회로 이끌어내 한반도 긴장완화를 도모하고 현재의 북한상황의 불안정성을 감안, 양국간 안보뿐만 아니라 외교·경제적 협의체를강화해야겠다는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김대통령을 수행중인 유종하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설명했다.
유수석은 이같은 협의체제는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한반도에서 불상사가나지않도록 관리하면서 대북경협문제를 포함, 북한의 민생문제를 풀어 그들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하는게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중요하다는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 해결을 위해 한국과 일본의 쌀을 받은데 이어미국에까지 손을 뻗치는 등 주체사상의 후퇴조짐을 보이고 있다.북한은 그러면서도 정전체제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갖가지 책동과 함께 대미평화협정 체결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한미 양국정상이 만나 최근의 북한정세를 포함, 안보·통상현안등에 관해 입장을 조율하고 상호 공조및 협력강화방안을 모색했다는것 자체가 큰의미가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두 정상이 의견을 같이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원칙은 특기할만하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최근 북한의 정전협정체제 무력화책동을 심도있게 논의, 김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문제는 당사자 해결원칙에 따라 남북간에 협의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클린턴대통령은 이에 전적인 지지와 협력을 표명했다.
두 정상간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합의는 특히 남북당사자 해결원칙을 확인함으로써 북한의 정전협정체제 무력화책동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미 안보협력강화 방안과 관련, 두 정상은 북한의 핵개발 의혹및 재래식 군사력 위협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지속되고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을 근간으로 한 미국의 확고한 대한방위공약은 한반도뿐아니라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데 전적으로 인식을 같이했다.이어 두 정상은 경수로협상의 타결로 향후 미·북합의사항 이행문제가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를 주축으로 추진되게 된 상황에서 양국정부가KEDO의 제반활동을적극 지원해야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경제·통상분야에서 상호마찰을 줄이고 호혜적인 발전을 이뤄나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중 하나.
두 정상은 양국간 경제·통상관계가 계속 확대·균형의 방향으로 나아가고있는데 만족을 표시하고 세계무역체제(WTO)하의 새로운 국제경제체제에 있어서도 호혜적 협력의 폭을 더욱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통상마찰과 현안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속하고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미래지향적 경제협력을 위해 '한미경제협력대화기구'(DEC)를 발족당시의 정신을 살려 계속 유지·발전키로 합의했다.김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은 이와함께 21세기에 대비, 아·태경제협력체(APEC)와유엔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강화 방안및 환경·인구등 범세계적 현안에 대한 의견을조율, 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김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의 협조방안의 일환으로 미·중관계가 동북아지역정세에 미치는 영향의 다대함을 강조, 한국이 미·중관계개선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할 용의가 있다고 표명한 것도 주목할만 하다.이렇게 볼때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반세기에 걸친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를재평가하고 21세기 아·태시대를 앞두고 미래지향적인 동맹관계를 확고히 다지는 상징직 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두나라 정상은 회담에 이어 이날 오후 워싱턴에서 거행된 한국전 참전기념비 제막식 행사에도 나란히 참석했다.
6·25전쟁 휴전 42주년을 맞아 양국의 최고지도자가 혈맹관계를 되새기며그동안자유민주주의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두나라간 협력관계를 거듭 다짐한 것은 광복 50년, 분단 50년을 맞아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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