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왕실 도전병이 러혁명·2차대전 유발" 랭커스터대 포츠박사 주장

영국왕실에 원인 모르게 스며든 유전적 질환이 러시아 혁명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간접적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이 가설은 19세기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들에게서 특징적으로 발견되는 혈우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발간된 '빅토리아 여왕의 유전자'라는 책에서 영국 랭커스터 대학의생물학 교수 윌리엄 포츠 박사는 빅토리아 여왕의 선대에는 나타나지 않던혈우병이 왜 빅토리아 여왕이후에만 나타나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혈우병이란 치명적인 혈액질환으로 여성들에게 잠복형으로 존재하고 남성들에게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토리아 여왕의 부군 알버트 공은혈우병을 앓지 않았기 때문에 원인은 바로 빅토리아 여왕의 부모, 즉 아버지인 켄트 공 혹은 어머니에게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 포츠 박사의 주장이다.이 가설은 왕실가문의 문란한 애정관계를 암시하고 있어 상당한 논란이 따를것으로 보인다.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인 알렉산드라 공주는 러시아의 니콜라스 황제와 결혼하여 왕비가 되었다. 그 사이에 태어난 사내 아이는 혈우병을 앓고 있었고간헐적으로 출혈과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곤 했었다.

알렉산드라 왕비가 요승 라스푸틴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한 것은 아들의 혈우병 때문이었다는 것. 라스푸틴은 치료를 빙자해 왕자의 병상을 밤새 지킨후 새벽녘에 자연적으로 출혈이 멎으면 그것을 자신의 신통력으로 돌리곤 했다는 것이다. 왕비의 총애를 받은 라스푸틴이 궁내의 대소사에 큰 영향력을발휘했고, 러시아 혁명 촉발의 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한편 빅토리아 여왕의 혈우병 아들 데오골드 왕자는 독일에서 아들을 낳았고 이 아들이 훗날 국민민중당을 이끈 코부르크 공작이 되었다. 포츠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것도 따지고 보면 코부르크 공작과연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원인 모르게 영국왕실에 이입된 혈우병인자가 20세기 세계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 이론이 학계의 지지를 받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옥스퍼드·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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