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의 예 부족국가 시로 형상

청도 출신인 시인 서림씨(39)가 첫 시집 '이서국으로 들어가다'(문학동네펴냄)를 냈다.서씨는 경북 청도 지방에서 가장 오래 전에 있었던 부족국가인 '이서국'을현재의 청도읍과 오늘의 현실과 연결, 역사와 신화가 살아 꿈틀대는 상상력의 고리로 장중하게 묶어내고 있다. 그 세계는 일견 가상 현실인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과 맥이 닿아 있는데 시인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과 자신의 생활고가 옛 역사로 흘러들어 가는가 하면 과거의 역사적인 사건들이 오늘의 찌든 풍경속으로 녹아들기도 한다.

그들은 가만가만 층계를 내려/새벽의 어두운 이서국 밤거리를 밟았다/검문소 무사히 통과하여 경찰서 소방서 약국 증권회사 빌딩 빠징코를 지나 부족장 관저옆/상수리나무 소나무 우거진 숲에 둘러싸인/박물관으로 들어갔다/'이서국으로 들어가다 8'일부

제8편인 '고인돌'처럼 시인은 이서국 이야기를 하나의 시적 알레고리로 사용하고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설화와 역사의 단편들은 곧바로 오늘의 현실에 이어진다. '청도장'등의 시에서 청도의 이서국은 옛부터 이어져오는 삶의 가장 원초적인 부분들과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을 여전히지배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시집은 이외에 '노예'라는 부제를달고 있는 일련의 시, '사막'과 관련된 시들을 담고 있다. 본명이 최승호인서씨는 93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했으며 현재 대구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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