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수화기를 든 나는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없었다. '천의 목소리'를 가졌다는 성우 ㅂ씨의 음성. 독서의 달을 맞아도서상품주식회사가 시행하는 16만원상당의 책을 무료로 주는 행운의 전화번호에 당첨이 됐다고했다.이제껏 무슨 행운권 한장 당첨돼 본 일이 없는데 이게 웬일인가싶어 귀를만져도 보고 머리를 흔들어도 봤지만 분명 꿈은 아니었다.
그러기를 30분쯤 지났을까, 이번엔 상냥한 아가씨의 음성이 수화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서울에서 책을 수송중이니 주소를 정확히 알려달라면서집에서기다려달라고 했다. 무슨 책이냐고 하니 한방의학책이라고 했다.다시 한시간정도후 초인종 소리가 나 문을 여니 한 청년이 두꺼운 책 한권을 들고 서있었다. 속으로 '16만원 상당이랬는데 달랑 한권이라니…'하며 실망했다.
책을 받으려는 내게 청년은 정가는 16만원이지만 행운의 전화번호로 당첨됐으니수송비와 배달료로 5만원만 달라는게 아닌가. 갑자기 머리가 띵해졌다. 그제서야전화기에 숫자하나를 누르고 끊으라한것이나 서울에서 수송중이라는 책이 한시간여만에 도착한 것 등이 모두 수상했다.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불쾌했다.
나를 설득하려는 청년에게 "행운을 잡으려는 사람에게나 주세요"하고는현관문을 닫아버렸다. 길가다 뒤통수를 얻어맞은듯한 기분이었다.그런지 얼마후 일류성우의 음성으로 사기행각을 벌인다는 뉴스를 들었다.행운이니 무료니 하는 말에 속아 그저 고마워했던 내가 지금 생각해도 우습기만 하다.
(대구시 수성구 만촌3동 금탑아파트 1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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