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김종필자민련총재및 이기택민주당총재간의 31일 청와대회동은 모두가 만족한 채 산회했다.김총재는 이날 당사로 돌아와 밝은 표정으로 "대통령께서 나를 반갑게 맞아주시더라"고 했다. "정치적으로는 이견과 반대도 있었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아직 정으로 대하더라"고 소회를 피력했다.
이총재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그는 "지난번에 나온 칼국수보다 오늘 나온 냉면이 맛이 있더라"는 말로 자신의 '괜찮은'기분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야당대표들이 김대통령을 만나고 이렇게 흡족하게 나오기는 드문일이다.이런반응은 김대통령이 자세를 낮춰 야당총재들에게 협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이 "이제 내임기가 후반기에 접어드니 야당총재들이 좀 협조해줘야한다"며 "안정과 발전을 거듭하고 선양되는 국정이 펼쳐질수있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두어차례 반복해 요청한데서도 엿볼수 있다는것이다.
회동 결과,김총재는 자민련창당초기 당으로조차 보지 않으려던 여권의 냉소를 떨치고 당당히 야당총재로서 대접받는 위상에 서게 됐다. 민자당에서쫓겨나다시피한 자신의 명예를 이로써 회복한 것이다. 더구나 김대통령은 이총재보다 김총재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고 부를때도 앞에 불러줬다. 이것을신3김시대를 인정한 것으로 김총재는 해석,더없이 만족스러워했다. 이총재로서는 김대중씨의 신당창당에 따른 한껏 축소된 정치적 위상을 이자리를 통해어느정도 위로받은셈이다. 사면복권과 관련한 자신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도 기분좋은일이다.
반면 김대통령은 미국방문이후 일단 여야관계 복원이란 차원에서 성공적인첫단추를 꿴것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청와대의 한고위관계자는 "김대중고문이 신당의 대표로 취임할 경우 청와대행사에 당연히 초청될것"이라고 밝혀김대통령이 김고문을 정치적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이 향후정국운영에서 김종필,김대중씨의 실체를 인정하겠다는 '현실적' 인식에 기초하고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하다.
그러나 이날 회동은 민주당 동교동계의 신당창당에 따른 이총재의 축소된정치적위상을 고려할때 앞으로 여야관계가 김대통령과 김고문,김총재라는 세사람의 실세가 전면에 나서 정국을 주도하는 국면으로 전환될것임을 예고하는 전주곡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배홍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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