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자금파문-여권 수습부심

여권은 서석재총무처장관의 전직대통령가·차명 예금계좌 발언으로 소용돌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파문을 서둘러 수습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서장관 본인은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여권전체가 그의 발언에서 야기된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민자당도 조기 수습을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청남대에서 하계 휴가중인 김영삼대통령은 서장관 발언 파문에 진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권 전체는 숨을 죽이고 어떤 조치가 나올지 지켜 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승수청와대비서실장이 3일 전화보고에 이어 4일 청남대를 방문, 직접 보고한 것은 여권이 이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청와대는 서장관의 적극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국정조사와 검찰수사를 요구하고 민자당내에서도 비난이 일자 정국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승수비서실장은 3일 김대통령에게 전화보고에 이어 4일오전 직접 청남대를 방문, 서장관 발언내용및 경위등을 보고했다.

물론 청와대측은 한실장의 청남대행에 대해 대통령 휴가중 비서실장이 한번쯤 방문하는 것이 관례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서장관 발언에따른 사태의심각성을 감안할때 한실장의 청남대방문을 예사롭게만 볼수 없다.

실제로 한실장은 떠나기 앞서 민자당을 비롯한 여권의 고위인사들과 접촉을 갖고 서장관발언파문이 정국운영에 미칠 파장과 수습대책등을 논의한뒤김대통령에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대처방안이 주목되기 때문이다.한실장 보고에 대한 김대통령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데 대해 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진노가 앞으로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는 현재로서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볼때 보다 적극적인 수습책이 마련되지 않겠느냐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청와대로서는 '술자리에서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얘기했다'는 서장관 해명대로 어떻게 보면 일종의 '해프닝'에 대처한다는게 곤혹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서장관 발언의사실여부를 떠나 김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민의 도를 더하고 있는 듯하다.청와대는 무엇보다 김대통령이 지방선거 패배이후 민심수습책과 함께 집권후반기 국정운영의 구상을 가다듬는 상황에서 파문이 야기된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8월말이나 9월초로 잡혀있던 당정개편등 김대통령의 집권후반기국정운영 구상이 앞당겨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도 없지 않다.서장관 발언이 5·6공세력을 겨냥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민자당내 민정계 의원의 동요가 없지 않고 보면 조기수습을 위해 당정개편을 앞당길수도있다는 지적도없지 않다.

서장관의 경우 당정개편에서 민자당으로 복귀하고, 그것도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했으나 이런 구도가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민자당은 김윤환사무총장 주재로 고위당직자간담회를 갖고 서장관 사퇴를예감한 듯 야당의 국정조사권 발동요구문제를 주로 논의.

다만 파문의 진원지인 서장관 본인이 적극 부인하고 나선 만큼 서장관이 '결자해지'에 나서는게 옳다는 입장만을 정리.

박범진대변인은 "발설자인 서장관이 언론보도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자신이 그내용의 진위를 밝혀야 한다는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민자당은 이와함께 "도대체 4천억원이란 거액의 비자금을 관리하는게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논리를 펴면서 사실무근 쪽으로 물길을 잡기위한 노력을 전개.

박대변인은 "그런 의혹이 있다면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토를 달면서도"우리는 전직대통령이 4천억원의 가·차명계좌를 갖고 있다는 설에 대해 현실적으로 믿기어렵다"고 입장을 정리.

민자당은 또 야당이 주장하는 검찰수사와 국회국정조사권 발동에 대해서는현재로서는 근거가 없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

김총장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려면 뭔가 수사의 단서가 되는 증거가 있어야하기때문에 서장관의 해명대로 단지 소문을 근거로 해서는 정부측에 수사를 요구할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

이어 그는 "국정조사도 순서로 보면 검찰수사 결과를 놓고 하는 것인데 검찰수사도 착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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