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양상의 세계대전이 진행중이다. 전쟁의 원인은 마르크스-레닌주의도 아니고 경제 정치등 외형적 현안탓도 아니다. 바로 컴퓨터의 두뇌인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전쟁이다.소프트웨어는 고부가가치와 함께 '고유의 특허상품'이라는 안정적이고 독점적 지위가 부여된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는 곧바로 '정보'와 직결된다.저가공세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하드웨어'는 여기에 비할바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힘의 근원인 정보와 황금을 동시에 장악할수 있는 탓에 초일류기업들은 '소프트웨어'에 총력을 걸고 있다. 초일류기업들은 '죽느냐 사느냐'를 놓고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어느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아무도 예측할수 없다는 것이다. 보고 듣는 멀티미디어의 물결이 밀려들고 전세계시장이 재편기에 접어들면서 향후 5년간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미국기업간의 싸움이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도 이 싸움에 끼어들자격도 없다. 일본은 전자, 오락게임등에서 한발앞서있지만 '소프트웨어'싸움에는 미국에 따라갈수조차 없다. 일본은 이 '두뇌'산업에는 미국에 비해 10년정도 기술력이 뒤처져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전쟁의 핵은 전세계 컴퓨터시장의 완전 석권을 노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세계 70%의 PC에 탑재되어 있는 자사의 운영체계프로그램인 '도스''윈도우즈'를 놓고 볼때 경쟁에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다.
빌 게이츠회장은 최근의 강연에서 "우리는 PC에서 표준화의 중요성을 배웠고 앞으로도 기기의 통합을 꾀하고 있다"고 했다. 자사의 소프트웨어기반위에 모든 정보기기 소프트웨어를 세계적으로 표준화하는 것이 빌 게이츠의구상인 것이다.즉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계를 탑재한 PDA(개인휴대통신)만 휴대하고있으면 가정의 PC로부터 데이터를 읽거나 은행의 시스템에접속해 전자결제를 할수 있도록 한다는 것.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일본의 소니,일본전신전화(NTT)등과 제휴를 발표,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유력기업에 채용시키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오는 24일 출시할 새로운 운영체계 '윈도우즈95'에도 PC통신,홈쇼핑,전자결재,게임기능등을 추가해 이들 전분야에 패권야욕을 드러내고 있다.사실 MS의 거대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수 있는세계를 지배하는 '거대 제국주의기업'의 탄생을 볼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마이크로소프트의 전도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돈만보면 무조건 달려들고 있고,소프트웨어업계의 독점적지위를 이용해횡포를 부려왔다는 나쁜 이미지가 MS의 걸림돌이다. 또 미국법무부는 지난6월 미국의 대표적 홈뱅킹회사인 '인튜이트'와의 합병에 대해 MS사를 '반독점법위반'이라고 규정,이를 무산시킨데 이어 윈도우즈95에 추가될 통신(네트워크)기능에 대해서도 똑같은 법규를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MS사는자국의법무부를 자사의 최대경쟁자라며 강력반발,법정싸움을 준비중이다.
'구컴퓨터제국'IBM도 MS에 대해 물러설수 없는 한판대결을 준비중이다.IBM은 지난 6월 세계 3위의 소프트웨어회사인 로터스를 인수,MS에 선전포고를 했다. IBM은큰 이익 없는 대형컴퓨터와 PC등 하드웨어판매전략을 완전벗어던지고 인기상승중인 로터스의 네트워크프로그램 '노트'를 통해 위신회복에 나섰다.
또 77년 창업해 기업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릴레이션데이터베이스(RDB)를석권하고 있는 오라클(캘리포니아위치)도 만만찮다. 오라클은 최근 주문형비디오(VOD)시스템을 상품화하여 영국 브리티쉬텔레콤등에 납품하는가 하면 수요를 넓혀가고 있다. 이 회사는 "대규모 네트워크에서 PDA까지 오라클의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면 사회는 편리해지고 고도화된다"고 주창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MS가 가장 두려워하는 노벨(미국 유타주소재)도 유망주이다. 노벨은 현재 PC의 근거리통신망(LAN)을 제어하는 전세계 네트워크 소프트웨어의 60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노벨은 기업내의 전자문서결재및 전자메일, 그룹웨어등으로 멀티미디어사회에 걸맞은 시스템을 계속 내놓고 있다.
80년대이전 대형컴퓨터시대에는 IBM, 그 이후 PC보급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세계를 장악했다. 현재는 어느정도 군웅할거시대이다. 갈수록 컴퓨터가 중요해지는 시대에누가 전세계를 좌지우지할지는 기술력에 달려있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박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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