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인기보다 지역 생각해야

커다란 기대속에 출범한 민선단체장에 의한 지방자치가 즉흥적이고 전시적인 행정으로 갖가지 부작용이 불거지면서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민선 단체장들이 취임하면서 완전한 자치시대의 막을 올린것이 아직 40여일밖에 되지 않아 어떤 평가를 내리기엔 이른 것 같지만, 지금까지 나타나고 있는 갖가지 부정적인 현상은 그냥 지나쳐버릴 수 없는 심각한 것들이 적지 않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민선단체장에 의한 지방자치가던져주고 있는 부작용들 가운데 가장 심각한 대목이 지역발전을 위한 중·장기대책은 외면되고 단체장의 즉흥적인 지시에 의한 무책임한 행정이나, 민선을 의식한 인기위주의 전시행정이 고개를쳐들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단체장의 민의를 앞세운 마구잡이식행정은 이미 세워놓은 중·장기 지역개발계획까지도 백지화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선단체장들이 민의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지역전체를 위한 것과 자신을 지지해준 주민들의 요구중에 어느 것을 택하는 것이 단체장의 할일인지는 구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구시의 어느 구청장은 관내주민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예비군훈련장을 찾아가 인사를 하고 표창장을 수여했다고 한다. 또 어느 군수는 생산녹지를 풀어달라는 일부 주민들의 요구를즉석에서 승낙해 땅값을 크게 오르게 했다는 것이다.

구청장이 관내 주민들이 무더위속에 훈련받고 있는 곳을 찾아 인사하는 것이 나쁠것은 없다. 그러나 지금 구청장들이 그렇게 여유가 있는 형편이 아니다. 더 큰 일들이 많은데도 민선을 의식한 인사를 우선한다는 것이 문제다.생산녹지를 풀겠다고 즉석에서 약속한 군수도 그렇다. 생산녹지를 군수 마음대로 풀수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풀 경우 뒤따를 부작용은 생각도 하지않고 승낙한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전국적인 관심거리가 되고있는 경기도 군포시의 쓰레기문제가 바로민선단체장의 제 눈 찌르기식의 곤욕으로 모든 민선단체장들의 본보기가 될것이다. 이미 관내 쓰레기소각장을 설치하기위해 어렵게 그린벨트안에 부지까지 마련해 놨는데 민선시장이 선거공약에 따라 관내 소각장건립계획을 백지화하고 다른지역에 부지를 선정하려다가 다른지역의 반발로 쓰레기 버릴곳을 찾지못해 지금 군포시가 쓰레기하치장이 되고있다.

이처럼 앞을 내다보지못한 식견으로 자치단체를 끌고나가려는 것은 바로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이고 나아가 자치단체의 발전에도 커다란 장애물이 되는 것은 말할것도 없다. 단체장들은 자신의 앞날을 위한 인기위주의행정을 버리고, 진정한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있는 행정을 펴야함은 말할것도없고 선거공약의 잘못이나 식견의 모자람이 있다면 솔직히 시인하고 배우고고치는 자세로 지역을 위한 행정을 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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