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대구 박태규씨 고문서 정리중 찾아내

조선 선조때부터 영조때까지 경북 고령에서 작성된 '고령 향안'이 발견,조선시대 연구의 주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고령 박씨 문중의 박태규씨(대구시 중구 대봉동)가 대대로 집안에 전해오던 고문서를 정리하던 중 발견한 '고령 향안'은 만력 30년(선조 35년, 1602)부터 영조 34년(1758년)까지 1백56년동안 4백80여명의 이름을 적었다.'향안'은 조선시대 서원 향교와 함께 지방사림의 집결체인 향청(유향소)의회원명부이다. 유향소는 지방자치적인 면이 강한 기구로 향안에 이름이 올라간 이들은 고을의 대표적인 재지사족들이다. 그들은 좌수 별감등 지방통치자를 선임하고 향촌사회의윤리 도덕을 바로잡는 사회적 정치적 엘리트들이었다.

이 향안에 따르면 제작 첫해인 선조 35년에는 첨지 홍응린, 현감 김응성,판관 정상례, 이득춘 박유한등 68명의 이름이 적혀있으며 두번째는 3년뒤인을사년(선조 38년, 1605년)에 제작되었는데 홍석주 권희양 전사립등 8명이기록돼있다. 다음에는 8년뒤인 1613년(광해 5년 계축년)에 배기지 최몽구 김영달등 4명, 그 다음에는 광해 12년 1620년(경신년)에 이택룡의 재지사족 이름을 적었다. 천계3년(인조원년, 1623)에는 6월 16일과 6월 26일 두차례 향안을 작성했으며 선조부터 광해군 인조 효종 현종 숙종을 거쳐 영조 34년에이르기까지 일정한 주기없이 그때 그때 유향소에 새로 등록된 재지사족들을일일이 기록하고 있다.

17~18세기에 쓰여진 고령향안과 고령박씨 족보를 비교분석해보면 고령박씨문중에서 거창 현감을 지내고 임란때 의병으로 활동한 박정완과 박정번 형제대부터 정번의 아들 효선(임란때 화왕산 전투에 참여), 효선의 손자 망지(영풍 현감), 망지의 큰아들 세원, 셋째아들 세정, 세원의 아들 태윤 태상, 태윤의 아들 치완에 이르기까지 7대가 유향소에 명단이 기록돼있다.영남대 이수건교수(조선사)는 "조선시대의 행정구역은 주 부 군 현으로 나뉘는데 고령향안은 군단위의 양반사족들이 조직체를 형성한 명단으로 15세기말에서 16세기, 17세기에 이르면 전국적으로 향안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경산대 이준구교수(조선사)는 "17세기까지만 해도 3향(본향, 처향, 외향)이 맑아야 향청에 오를수 있었으며 18세기가 되면 신향의 진출이 늘면서 신구세력의 대립으로 남아있는 향안은 많지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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