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여전한 안전외면

경기도 용인에 있는 경기여자기술학원 기숙사에서 방화로 보이는 불이 나학원생 30여명이 숨지는 등 50여명의 사상자를 내는 참사가 또 발생했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로 긴 악몽에서 헤매다가 이제 겨우 진정을 찾고있는데 또많은 아까운 생명이 희생되는 참변이 일어났다. 끝없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대형참사에 이제는 충격보다도 깊은 불안감에빠지는 느낌을 숨길수 없다.불이 난 학원은 윤락여성들에 대한 재활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경기도가 운영해 오다가 지난 83년부터 종교단체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1백40여명이 수용돼 미용, 양재, 자수, 요리등 6개과목을 10개월코스로 교육시켜 사회에 내보내고 있다한다. 이곳에 수용된 여성들은 윤락행위방지법에의해 보호가 요구되는 상황이며 여기서 선도와 교육을 통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특수한 환경의 여성들이 집단수용돼 있는 시설이기 때문에 그 어떤시설보다도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곳인데 평소의 관리가 허술했기 때문에이번 참사가 일어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이같은 추측을 하는 것은 불이나기직전에 기숙사감이 원생들에 의해서 감금됐고 불이 난뒤 7명의 원생들이도주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원생들이 학원을 탈출하기 위해 방화한것으로 화인이 굳어지고 있는 것같다.

이같이 원생들이 학원을 탈출하기 위해 방화를한 것이 사실이라면 평소이 학원이 원생들에 대한 대우를 비인간적으로 한 것이 아닌 가하는 추측을할 수도 있다. 물론 원생들이 사회에서 비정상적인 생활을 했던 여성들이기때문에 원생들 스스로에게도 문제점이 없지않았겠지만 원생들이 탈출을 하고자 마음을 먹을정도였다면 학원운영이 비인간적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은 충분히 가질수 있다.

더욱이 보호가 요구되는 여성들이 수용돼 있다고해서 평소 원생들을 감금하다시피 한 탓에 이번 화재때 탈출을 제대로 할수없어 많은 인명피해를 낸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평소에 원생들의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비상구등을 폐쇄했더라도 일단 비상시에는 위험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관리나 대피훈련을 철저히 했어야 했는데 이같은 조치를 외면한 것으로 밝혀져사고에 대한 무감각은 여전한 것 같다.

현재 전국적으로 수용자들의 탈출을 막기위해 준교도소같은 감시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보호시설이 적지않다. 이같은 시설들은 대부분 탈출감시에만 신경을 썼지 만약의 사고에 대한 대비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번 사고는 각종 보호시설의 비인간적이고 사고에 대한 무방비적인 관리를일소하는 계기가 돼야한다. 막을수 있는 인명피해를 원시적인 관리와 안전외면으로 계속 겪어야하는 불행은 이제는 정말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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