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가마우지 고기잡이

**'계림산수갑천하'착륙직전 비행기 창으로 내려다본 계림의 풍경은 경이 그 자체로서 나의입은 한동안 다물어지지 않았다. '세상에!' 산수화의 고향이라고 불리우는계림(계림), 이강(?강)의 명성은진작부터 들어온 터이지만, 상상화같은 기이한 풍광은 정작 눈앞에 펼쳐지니 마치 꿈속에 불시착하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계수나무 가로수가 10만그루나 있다는 계림의 산수에 대한 찬탄은 '천하의 으뜸'(갑천하)이라는 한마디로 끝난다.

그날 저녁. 우리는 이강의 유람선을 타고 또 하나의 진기한 풍물을 보았다. 굵은 대나무를 엮어 만든 작은 배에 가마우지 너댓마리를 싣고 상앗대를저으며 어부가 고기잡이 하는 현장을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가마우지란 오리보다 약간 목이 긴 특이한 새이다.

물고기가 있음직한 곳에 와서 어부는 막대기를 툭툭 치니 가마우지들은 일제히 물 속으로 들어가 자맥질을 해댄다. 그러길 오분쯤. 드디어 한놈이 물고기 한마리를 입에 물고 주인에게로 달려왔다. 주인은 손으로 목 아래에서위로 쭉 훑어 물고기를 빼내어 망태기 속으로 던진다. 목이 시원해진 가마우지는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고, 또다른 놈이 연신 물고기를 물고와서 바친다.'저럴수가?' 그 의문의 답은 간단하였다. 가마우지의 발목에는 줄이 메어져있었으며(도망가지 못하게), 목 아랫부위는 묶여져 있었고(물고기를 삼키지못할만큼, 그래서 물고기를 삼키면 숨이 답답해서 주인에게 와서 빼주기를바란다, 가마우지는 배가 고팠다·(그러므로 물고기를 열심히 잡는다)지난 여름, 나는 여기서 물고기, 가마우지, 어부, 관광객 사이에 얽혀져있는 먹이사슬의 잔인한 연결고리를 보고 잠시 충격을 받았다. 천하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중국 계림의 이강에서.

〈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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