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의 젖줄-남조류현장

지난 92년7월 부산시에 비상이 걸렸었다. 3백만 부산시민의 상수원인 물금취수장부근에 부영양화 단계인 남조류현상이 첫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 당시수질도 크게 나빠져 수년내 최악의 상황을 보였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대구시 및 경북도와 대구지방환경청에 상류지역의 오염원 차단과 배출업소 단속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한편 수질정화를 위해 다량의 염소를 투입하는 등한바탕 소동을 벌였다.남조류(남조류)는 김해에서부터 갈라지는 서낙동강에서는 오래전 부터 나타났다는 것이 하류지역 관계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낙동강하구언이 축조되기이전까지만 해도 바닷물이 삼랑진까지 역류했기 때문에 본류에는 남조가 나타나지 않았었다.

그러던 것이 87년 하구언이 건립된 후낙동강 본류쪽에도 점차 남조류가나타나기 시작, 혹심한 가뭄이 계속됐던 지난해 여름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수질관리를 담당하는 관계당국을 곤혹스럽게 했다.

올해에도 낙동강 하류쪽에는 남조류가 어김없이 나타났다. 지난 7월부터강변에 띠를 형성하기 시작하던 것이 강 여기저기에 폭넓게 번지면서 강 전체가 시퍼렇게 변해 육안으로도 확인될 정도다.

남조류는 6월 중순이면 나타나기 시작,9월말까지 번식하다가 점차 자취를감춘다. 현재 낙동강에서 남조류가 발견되는 지역은 남지에서부터 하구언까지 로 낙동강생태조사단의 조사로도 확인됐다. 녹조,남조,규조,편모조류 등식물성 플랑크톤의 하나인 남조류는 1년 4계절 물속에 존재하지만 여름철에특히 많이 발생한다.

보통 플랑크톤은 직사광선을 받으면 죽지만 남조류는 직사광선을 받아도잘 자라며 남조류가 뒤덮인 물 속 그늘엔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한다.또한 물 속에서 암모니아와 인산 등을 이용,광합성 작용을 하여 번식하기 때문에 강물의 부영양화를 초래하고 물을 썩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산소를 소모해 용존산소의 부족으로 물고기가 떼죽음당하기도 한다는 것.조사팀의 송승달교수(경북대)는 "낙동강에는 봄에는 규조가 번식하고 5.6월엔 녹조가,여름철에는 남조류가 번창해 수질오염을 가속화시킨다. 남조류는 자체 질소고정작용을 하기 때문에 세제류 등에 많이 포함돼 있는 인산성분만 있으면 얼마든지 번식이 가능하다"며 축산 폐수 및 분뇨와 생활하수가남조류 번식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남조류가 다량 발생케되면 수돗물 정화과정에서 여과지에 막히는 경우가많아 여과지를 자주 갈아야 하며염소 등 약품으로도 잘 처리 되지 않아 정수장에는 비상이 걸린다. 남조류가 발생하면 염소 등 약품을 다량 투입해도정수처리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수돗물 생산량 자체를 줄일 수 밖에 없다.죽은 조류를 침전시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남조류는 죽으면 독소를 내뿜기 때문에 인체에도 유해할 뿐더러 악취도 많이 나 정수처리과정에서는 귀찮기 그지없는 존재다.

이같이 조류의 식수원오염이 심각해지자 부산시와 환경당국에서 지난 92년부터 조류의 오염상을 알 수 있는 클로로필-a(엽록소의 양)를 측정하고 있다.

부산시 수질검사소에서 측정한 클로로필-a는 92년 6월 2백56.4 g/ℓ,7월 2백64g/ℓ로 나타나 최저로 나타난 2월의 22.3 g/ℓ보다 무려 10배이상 늘어났으며 지난해 7월엔 3백8. 6 g/ℓ로 나타나는 등 위험수치를 보였다.클로로필-a는 최저 20이 기준치로 20이 넘으면 부영양화 상태라고 말한다.클로로필-a는 가장 정확한 오염척도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클로로필-a의 수치만 봐도 낙동강하류는 이미 죽은 물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과학이 발달한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도 남조류를 없앨 수있는 방법을 못찾는 등 아직까지 아무런 해결책이 없어 더욱 문제다. 상류지역의 오염물질 유입을 근원적으로 차단하지 않고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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