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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함께-'신세대문학'실체 "가닥"

거대담론이 사라진 이후 지난 2년여동안 가장 민감한 문학적 논쟁의 대상이었던 '신세대 문학'이 논의가 심화되면서 그 실체가 점차 가닥을 잡아가고있다.문학사상 9월호가 특집으로 마련한 '긴급진단 신세대 문학중 문학평론가양진오씨와 방민호씨는 구체적인작가론을 통해 반성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양씨는 '새로운 억압에 맞서는 90년대 젊은 작가들의 문학적 지향'이란 글에서 종전의 60년대 이후의 출생자등의 제한된 '신세대'를 뛰어넘어 70년대이후 출생 문인을 포함,90년대의 젊음들이 전반적으로 마주한 자기 세대의현재적 의미 탐구 쪽으로 개념을 확산할 것을 주창하고 있다. 양씨는 신세대는 마냥 즐겁고 경쾌하고 행복하다는 기존의 도식적 논법, 즉 삶에 대한 경쾌한 욕망과 존재의 가벼움을 추구한다는 일반적인 평가에 대해 작가들 스스로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양씨는 김우정씨의 소설 '작고 가벼운 우울'을 예로 들어 그의 소설이 심리적 고통의 상처를 다루면서 상실된 순수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노력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무런 문제없이 즐김과 누림을 갖고 있다는 것과 다르다고지적한다.

양씨는 김우정씨등은 90년대의젊음이 마주한 방황과 절망등 자기 세계의정체성을 탐구하는 한국문학의 90년대적 전개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신세대문학이 상품 광고 전략에 힘입어 태어난 혐의가 짙더라도 새로운 세대의 정체성이나 감수성 혹은 존재의 방식 즉 문학적 성격의 새로움과 관련한 논의로 전화시키면 의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방씨는 '신세대 작가군을 말한다'에서 지난 시대 주류를 이뤘던 진보적 문학의 한계 및 오류가 전혀 성격이 다른 문학, 즉 현실의 미학적 초월이나 그에 대한 미학적 저항, 그리고 '개인적 주체'에 일면적으로 치우친 문학을 성행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최윤과 신경숙으로 대변되는 문학의 형식주의화 경향은 지난 시대의 격정이나 열정은 물론 다른 어떠한 현실적 문제들도 그 실제성과 실정성을 상실한 채, 미적 향유의 대상으로 변형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구효서와 윤대녕도문학 작품 속에서만 초월을 꿈꾸는 미학주의적 초월에 머물러 현실에 대한미학적 저항을 보이고 있는 장정일과 함께 지난 날의 문학이 지니고 있었던현실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을 효과적으로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방씨는 이들 신세대 문학중 그래도 가장 가능성있는 작가로 공지영 주인석공선옥 김소진씨등을 들고 있다. 공지영은 현실 속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는인물들의 심리적 추이 묘사, 주인석은 변화하는 현실과의 불화 속에서 정신적 긴장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 공선옥은 고통 속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으려는 생명력, 김소진은 이 주관의 시대에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는 균형감각을 갖고 있는 것이 미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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