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화기철수" 최후통첩 무시

이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전투기의 세르비아계 공습재개는 지난 2일라트코 믈라디치 세르비아계 사령관 앞으로 보낸 최후통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음에 따른 것이다.이날 유엔은 나토 관리들과 회담을 가진뒤 △사라예보를 비롯한 유엔 안전지대에 대한 공격 중단 △사라예보 주변의 중화기 20㎞ 밖으로 철수 △사라예보 공항 운항재개 및 국제구호기관과 유엔요원들에 대한 완전한 이동의 자유 보장등 3개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수시간내에' 공습을 재개하겠다는 내용의 최후통첩 서한을 보냈다. 이때 유엔과 나토는 4일밤 11시(한국시각 5일오전 6시)까지 말미를 주었다. 5일 오후 1시부터 나토 전투기의 공습이 시작됐으니 나토의 최후통첩은 정확히 이뤄진 것이다.

이날 공습은 이 세가지 항목중 사라예보 주변의 중화기를 철수하라는 유엔과 나토의 요구를 세르비아계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르비아계는 유엔의 최후통첩이 전해진 후 나머지 두항목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를 내렸다. 안전지대에 대한 공격 중단은 물론 사라예보로 통하는 유엔 구호물자 이동에도 안전을 보장했다.

그러나 중화기 철수문제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세르비아계 지도부내에서도 철수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따라서 유엔이 원하는 '충분하고 즉각적인' 철수가 이뤄지지 않았던것이다.

105㎜ 야포를비롯 세르비아계의 중화기는 모두 사라예보 주변에 밀집해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된 나토군의 공습도 궁극적으로 세르비아계의 중화기 철수에 주안점을 둔 것이었고 최후통첩도 결국은 중화기 철수에 초점이맞춰진 것이다.

유엔은 4일 아침부터 상황평가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라예보 일대의 기상악화로 공습재개 결정이 다소 늦어졌다. 오후 들어 세르비아계의 차량과 야포의 '제한적인 이동'만 목격됐고 실질적인 철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5일 아카시 야스시 유엔특사는 "유엔은 완전한 것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중화기 철수가이뤄졌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이들 중화기가 20㎞ 지역 밖으로 철수하지 않으면 세르비아계 진지에 대한 나토의 공습이 재개될 것"이라 경고, 공습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었다.〈김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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