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의 푸른나무(211)-제8장 강은 산을 껴안고(4)

"마두, 너 왜 이러니. 나와 반찬이 똑 같잖아. 함께 먹을건데, 넌 다른 찬접시를 집어야지"짱구가 혀를 찬다. 계산대 뒤쪽 아가씨를 본다. "잠시 기다려주슈. 내 다른 찬으로 바꿔올테니"

짱구가 식기판을 들고 돌아간다.

"아저씨, 비켜 서요"

계산대 아가씨가 내게 말한다.나는 식기판을 들고 비켜 선다. 뒤엣 사람이 돈을 치른다. 짱구가 되돌아온다. 그의 식기판이 단출하다. 밥접시, 국접시, 나무무침접시만 얹혀 있다. 짱구가 돈을 치른다.

식사를 마치자, 짱구는 자판기의 커피를 뽑는다. 나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는다. 우리는 승용차로 돌아온다. 순옥이가 먼저 와서 기다린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불룩한 비닐봉지를 들고 있다.

"마두, 내 옆에 타"

짱구가 말한다.

"왜, 오빠? 질투나?"

"포식해서 졸릴까봐 옆에 앉힌다. 왜. 큐션도 빈약한 너도 여자축에 끼여?"

"좋을대로 해"

나는 운전석 옆자리에앉는다. 짱구가 안전벨트를 맨다. 나도 안전벨트를당긴다. 고리를 연결하는 구멍을맞출 수 없다. 짱구가 도와준다. 승용차가휴게소를 빠져 나간다. 고속도로는 정체가 더욱 심하다. 짱구가 차 사이에승용차를 끼워 넣는다. 차들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는다.짱구가 하품을 한다. 담배를 피워 문다. 라디오를 켠다. 운전대에 이마를떨군다. 뒤차의 클랙슨에 깨어난다.

뒷자리에 앉은 순옥이가 깡통을 딴다. 오빠들 먹을래, 하며 깡통을 내민다. 맥주다.

"시원한 것 없어?"

짱구가 묻는다. 맥주 이왼 없다고 순옥이가 대답한다. 짱구가 깡통맥주를받는다. 순옥이가 내게도 깡통맥주를 내민다. 나는 마시지 않는다. 땅콩만받아 먹는다.

원주인터체인지를 지난다. 고속도로 타고 세시간 반이나 지났다고 짱구가말한다. 고속도로가 이차선으로 줄어든다. 정체가 더욱 심하다. 차들이 걷다못해, 힘들게 긴다. 순옥이는 잠이 든지 오래다. 깡통맥주를 몇통 비우더니곯아 떨어졌다. 숫제 길게 누워버렸다.

주위로 높은 산이 갑자기 다가든다. 소나무숲이 울창하다. 숲이 붉다. 소나무도 단풍이 지나? 나는 소나무숲을 자세히 살핀다. 병이 들었다. 소나무는 솔잎혹파리병이 제일 무섭다고 아버지가 말했다. 그런 병이 소나무숲을휩쓸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가 계시다면 더 아파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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