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년 구소련과 북한사이에 체결된 '조·러 우호협력및 상호원조조약'이 폐기되고 내년 9월이후에는 새로운 북·러 조약으로 양국간 외교관계가새 단계로 접어들 것이다.그간 케케묵은 '전쟁시 자동군사개입'이라는 사문이나 다름없는 조항이 사라지고 새 원칙에 근거해 북한과 경제·문화등 각 방면에서 선린관계를 발전시키자는 것이 신조약의 근본 성격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서로과거 냉전시대의 조약이 이미 국제정세와 시대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 이번 러시아측의 새조약 제시에 북한측은 비록 이의 수락여부를 공식 표명한바는 없지만 일단 수긍하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러측은 밝히고 있다.
사회주의 혈맹관계를 기본으로한 구소련과 북한의 외교관계는 지난 90년 9월 한·소 수교가 이뤄지고, 이듬해 소연방이 붕괴되면서 급속히 냉각되기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러·북한관계가 다시 서서히 회복되는조짐을 보이기 시작해 러 고위급인사들의 평양방문이 재개되기도 했다.현재 러시아 외교가의 분위기는 단연 북한 카드를 버려서는 안된다는 현실론이 지배적이다. 파노프 외무차관을 비롯한 러 고위급 인사들은 '조·러 우호협력및 상호원조조약'이라는 긴 이름의 조약 폐기가 결코 북한측과 거리를두는 것이 아니라고 애써 주장한다.러 관리들은 이번 조약폐기를 "과거 구소련이 맡은 외교관계의 재정립 과정중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너무나 당연히 없어졌어야 했을 조·러군사조항이 삭제된것에대해 필요이상 흥분하고 있는 느낌이다. 외무성 프레스센터에 모습을 나타낸북외교관은 '우리가 그렇게 무섭습네까. 남조선에선 대서특필하고 좋아서 난리가 났겠구만요'라고 피식 웃으며 '별 새로운 내용이 없으며, 짐작했던 대로'라고 냉정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아무튼 우리가 분명 깨달아야 할 사항은 이번 구조약이 없어지고 양국간 군사조항이 빠졌다고 해서 그들의 맹방관계가 완전히 청산됐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란 점이다.
따라서 최근의 러시아 분위기를 감안할때 조·러 우호조약폐기건이 한국의외교적 승리라고만 평가하기엔 아직 이른감이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 팽배해지고 있는 민족주의 성향과 러·북한관계가 회복되고 있는 추세를 당분간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모스크바·송광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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