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구두쇠와 돼지

어느 마을에 지독한 구두쇠가 살았다. 그는 아무리 불쌍한 사람을 보더라도 동정을 하지 않았으며 기부금이나 자선금을 한번도 내본적이 없다. 누군가가 기부를 좀하라고 권하면 아직 자신의 재산은 보잘것 없다고 늘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죽을때가 되면 모든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말한다. 마을사람치고 그 구두쇠를 욕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마을사람들의 이러한 비난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마을의 현자를찾아가 물었다."선생님, 지금 나는 재산이 보잘것 없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지 못하고 있지만 죽을때가 되면 모든 재산을 나누어줄 계획인데 사람들은 왜 나를 욕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그때 현자는 대답했다.

"그것은 당신의 얕은 속셈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죽지않는다면 당신은 결코 재산을 나누어 주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돼지와소 중에서 왜 사람들이 소를 더 좋아하는지를 아는가. 돼지는 살아서는 계속먹어대기만 하다가 죽어서야 비로소 고기를 인간에게 나누어주지만 소는 살아서도 계속 우유를 주고 밭을 갈아주며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까지 모두 인간에게 남겨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죽고난 후 나눌 생각을 하지말고 살아가면서 지금 남에게 베푸는 것이 존경받는 길이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가진것을 아직은 부족하여 '조금있다가'나누겠다는 변명을 하면서 미루고 있지나 않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재물일수도 있고 지식.노력.시간 등일수도 있고 최소한 인정일 수도 있다.지금 당장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자. 그러나 왼손은 모르게 슬며시 하자.〈대구효성가톨릭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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