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년 미국 거대경제의 상징인 록펠러 센터를 인수해 미국인의 자존심을 뭉개놓았던 일본인들이 거품경제의 붕괴와 미국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대미 투자에서 큰 손해를 본 채 물러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일본의 미츠비시사는 12일 뉴욕의 12개 거대 빌딩군인 록펠러 센터의 소유권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록펠러 센터의 덩치가 워낙 커 당장 매입할 만한상대조차 찾지 못한 상태에서 빌딩의 임대료보다훨씬 많은 건물 관리비가지출돼 계속 손실규모가 커지자 이를 막기위해 취해진 응급조치이다.일본 굴지의 전자회사인 마쓰시타사도 90년 MCA 영화사를 66억달러(5조1천5백억원)에 매입했다가 올해 초 자금 압박에 시달려 지분 중 80%를 시그램사에 되팔았다. 마쓰시타사는 이 과정에서 약 20억달러(1조6천억원) 규모의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미국의 호텔체인업계에 진출했던 아오키 상사도 엄청난 규모의 손해를 기록한 대표적 예다. 지난 88년 일찌감치 15억3천만달러(1조2천억원)에 웨스틴호텔체인을 매입했던 아오키는 역시 올해 5월 계속되는 재정적자를 견디지못하고 약5억4천만달러(4천2백억원)에 이르는 손해만 본 채 매각했다.아직 매각을 거론하는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소니사의 콜롬비아 영화사 매입도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 실패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지난 89년34억달러(2조6천5백억원)를 지불하고 콜롬비아영화사를 매입했던 소니는 지난해 이미 매입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것을 인정한 바 있다. 현재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떠안고 있는 입장이다.일본 기업들의 본격적인 해외자산 투자가 시작된 것은 지난 80년대. 일본의 주식시장이 가열되고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은행금리가 낮아지자 은행 대출을 이용해 대대적으로 해외 투자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며 일본 거품경제의 붕괴로 국내 주식 및 자산 가치가 폭락하자 기업들은당장 은행 대출을 갚을 현금이 부족하게 됐다. 게다가 미국내 부동산 시세마저 급락세를 보이자 일본 기업들은 이미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회복할 엄두도 내지 못한채 더이상의 손실 확대를 막기에만 급급한 실정이다.〈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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