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가상공간의 장물아비 체포작전

최근 미국에서는 007시리즈를 능가하는 컴퓨터 첩보작전 끝에 가상공간 속의 장물아비들이 대거 체포됐다.미국 연방보안청은 11일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한 특수수사팀에 의해 미국전역에 걸쳐 6명의 컴퓨터해커들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뉴저지주에 본부를 둔이 특수수사팀은 컴퓨터해커들이 다른 컴퓨터에 침입해 훔쳐낸 정보들을 인터넷등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해 장물거래하듯 돈을받고 팔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트로이의 목마'와 같은 작전을 전개했다. 수사팀이 직접 인터넷 속에 들어가 아예 독자적인 사설 전자게시판을 개설한것.

지난1월 연방보안청의 특수조사요원 스테이시 바우어슈미트씨는 '카더 원'이란 닉네임을 써서 인터넷 속에 '켈코 51'이란 이름으로 사설 전자게시판을개설했다. 가만히 방안에 앉아 컴퓨터와 모뎀만 가지면 가능한, 어찌보면 다른 범죄수사보다 훨씬 손쉬운 일이었다.

그후 8개월동안 사설 전자게시판을 운영하는중 '카더 원'은 컴퓨터통신 이용자들 사이에 신뢰를 쌓게 됐고, 훔친 정보를 팔아먹으려는 컴퓨터해커들로부터 구매제의를 받기에 이르렀다.

'상품'은 주로 이동전화의 제품일련번호와 그 가입자의 전화번호. 사용중인 이동전화에 이 두가지 번호를 맞춰주면 다른 사람의 이동전화를 공짜로도용할 수 있었다. 이동전화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만 해서 이같은 전화도용으로 인한 피해가 무려 4억8천2백만달러(3천7백억원)에 이른다는 것. 신용카드 가입자 정보를 상품으로 내놓는 해커도 있었다.

수사팀은 이들 정보를 실제로 돈을 주고 사들이기도 하면서 한명씩 용의자를 색출해냈다. 마침내 보안청은지난주 미국 전역에 걸쳐 전격적인 검거작전을 펴 해커들을 체포하고 그들이 사용중이던 컴퓨터시스템과 훔쳐낸 정보자료들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는 텍사스주 리처드 라캡, 휴스턴시 케빈 왓킨스등이동전화 시스템 전문해커를 비롯, 캘리포니아주 제레미 커싱, 디트로이트시알 브래드포드 등 모두 6명. 이들은 판결에 따라 최저 5년에서 15년까지의교도소 생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워싱턴.공훈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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