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녹색시대...마지막선택-지구환경 이대로 둘 것인가-제4부몸살앓는 5대양6대주-(21)바이칼

지난 60년대 구소련을지배했던 니키타 후르시쵸프는 '바이칼도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한마디가 바이칼스크 펄프-제지공장이 들어서게된 중요한 원인중 하나였다. 그만큼 바이칼호가 품고 있는경제적 의미는 당시 소련당국에 매우 긍정적으로 비쳤다. 그러나 지금의 바이칼스크 펄프-제지 공장은 위대한 지도자의 긍정에도 불구하고 지구적 환경문제에 부딪치고 있다.환경운동가들의 노력이 적중한탓인지 아니면 러시아 전체의 경제적인 침체탓인지 바이칼스크 펄프-제지공장은 최근 폐수량이 줄어들기는 했다. 이공장의 근로자콜바쇼프씨(39)는 "페레스트로이카 이후로 공장 가동은 현저히 줄어드는 경향이다. 따라서 공장 운영도 엉망이다. 나는 월급이 2백달러인데 비해 사장은 2천5백달러를 가져간다. 이건 불공평하다. 이러다간굶어죽기 딱 알맞다. 우리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바이칼 환경문제로 공장앞에서 떠드는 환경운동가들과 부딪치기도 하고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펄프대신 책상과 의자도 만든다"며 목소리가 점차 흥분된다.여기다 최근 완성된 전장3,145km의 BAM(Baikal-Amur Mainline)철도로 시베리아의방대한 자원들이 태평양쪽으로 실려가면서 각종 공해들을 유발, 바이칼도 피해를 입고있다. BAM의 건설과 더불어 바이칼의 환경은 어쩌면 앞으로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게 이곳 환경운동가들의 염려다. 너무 엄청난 수량을 담고 있는 바이칼. 그 수량은 얼마나 될까.

2천3백㎦. 이것은 내일 당장 3백36개의 지류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이 말라 버릴지라도 유일하게 흘러 나가는 앙가라강은 4백년 동안 마르지 않고흘러갈수 있는 수량이다.

여기에 제지공장의 폐수가 흘러야 대수로울까 하는 측면도 없지는 않다.이렇게 생각하는 부류들은 어부들과 일부의 공장주들 그리고 여기에 생계를걸고 있는 주민들이다.

그러나 이 지역 과학자들은 고개를 흔든다. 바이칼에는 1천5백여종의 물고기 고유종이 살고 있으며 특히 '골로미얀카'로 불리는 고기는 1천6백37m의 호수 바닥까지 산소를 나르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이는 생태계를 살피려는 학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들이다. 또한 이런생태계의 질서가 바로 지구촌의 환경과 연관되고 나아가 지구를 보존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이르쿠츠크호소연구소의 연구원 보브체크씨(46)도 이런 면을 걱정하는 사람들중의 한 사람이다. "펄프공장에서 나오는 폐수가 호수로 흘러들어 쌓인유해 화학물질이 분해 되려면 수세기가 걸리고 미래의 어느날 그 유해물질은 먹이사슬을 파괴할수 밖에 없다"는 그는 "제지공장이 한창 공해물질을 내보낼때인 지난89년의경우 광물질 2만6천t,2백t의 부유물질 그리고 유기물질 2천5백t에 달했다"고 했다.

그 덕분에 바이칼의 고유어종인 명물 오무르는 무게마저 현저하게 줄었고성어를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고 어부들은 투정한다.오무르 대신 한등급 떨어지는 하리우스난 슈까만 많이 잡힌다고 했다. 바이칼호에는 현재 어부만 2백여명. 전문 어선도 10여척이나 된다.이들은 매일 고기잡이를 나가 저녁 7시면 우뚤리크의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선착장에서 어구를 손질하고 있는 어부 볼로코프 레페드씨(63)는 "요즘은어부 한 사람당 오무르가 80~1백여마리밖에 잡히지 않는다. 20여년 전에는5백마리 까지 잡았으며 크기도 지금의 4~5배는 되었으니 수입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바이칼. 이르쿠츠크에서 호수로 들어오면 작은 언덕위에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지부 동시베리아지소 바이칼생태박물관'이라는 좀 긴 이름의 박물관이 드넓은 호수를 바라보며 자리하고 있다.

이 박물관에는 비좁기는 하지만 바이칼호에서 발견된 갖가지 동식물의표본을 비롯 호수가 자연계에 미치는 영향등을 연구하고 있다.특히 바이칼의 오염여부에도 연구시간의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 매우 다행스러웠다.

그러나 여전히 바이칼스크 인근에서 뿜어 나오는 연기는 여름하늘을 그을리기에는 아주 알맞을 만큼 확연하다.

이런 연기가 이르쿠츠크지역에 산성비를 내리게 한것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그것보다는 연기에 비례해서 바이칼로 흘러들어갈 폐수의 양이 차라리더 안스러운것은 오늘의세계가 당면한 환경문제가 그만큼 급박하기 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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