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주비엔날레 인기 전시작

광주비엔날레가 개막돼 일반에 공개되면서 13개 전시 1천여 출품작 가운데관객이 몰리는 '인기 전시, 인기 작품'이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판세는 기획의우열이나 작품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한 것이지만 대중의 관심이 어디에 쏠리는가가 관심사임에는 분명하다.전시회로 "볼만하다"는 얘기가 초반부터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InfoArt'전, '증인으로서의 예술전', '광주 5월정신전' 등이다. 공교롭게도 모두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Info Art'전은 현대미술의 최첨단 경향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데다 역동적이며, 무엇보다 재미있는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탄성을 자아내는 각종 아이디어들이 번득이며 미래사회의 거대 전자랜드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불타는 집과 자동차 영상이 전면에 방영되는 가운데 관객이 지나다니는 발밑에는 하얀 불독이 쫓아다니며 짖어댄다. '하얀 악마'라는 이 작품은 12대TV화면에 방영되는 영상일뿐인 개가 실제로 살아서 사람을 쫓아다니는 듯한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소리와 소리 No 2 사이에서'라는 작품은 두 사람의 관객이 드럼에 올라서서 움직이면 그 모습이 합성돼 화면에 나타나는 관객참여 퍼포먼스이며, '너는 누구지?' 등의 물음이 계속 나타나는 액정 화면을 이마에 매고 전시장을어슬렁거리는 30대 여자는 퍼포먼스중인 작가 나경자씨이다.'광주 5월 정신전'과 '증인으로서의 예술전'은 뚜렷한 주제로 집약되면서도 다양한 작품들로 관심을 끌고 있다.

5·18 당시 계엄군을 찍은 사진이 십여대의 모니터에 방영되는 그 위에 찢겨진 인체가 걸려있는가하면 대학가에서 불리던 이른바 운동가요가 비디오영상과 함께 제공되는 작품까지 강렬한 주제의식이 '광주…전'의 특징이다.'증인…전' 역시 전쟁과 폭력에 대항하는 일관된 흐름을 갖고 있다. 참호로 만들어진 전시장 한켠을 관객이 지나가면 카메라가 표적을 맞추고 이어총성이울리면서 관객 얼굴이 나오는 화면이 붉게 물드는 폴 개린의 '38선 비무장지대'는 재미있다거나 불쾌하다는 등의 관객 반응이 더 볼거리로 등장했다. 올림픽 마크를 그냥원이 아닌 철조망으로 재구성한 사라예보 트리오의포스터 작품들도 인기다.

관심을 모으는 개별 작품으로는 전수천 백남준 김정헌씨 등 한국작가 작품과 국제현대미술전에서 대상을 받은 쿠바의 카초, 터키의 그뤼뷔즈, 레바논의 카람, 브라질의 라카스 등의 작품을 들 수 있다.

전수천씨의 설치 '자연과 문명 사이'는 20평 장방형의 공간에 온실을 꾸민뒤 논바닥과 누에판을 만들고 살아있는 누에 수만마리를 갖다놓아 화제가 만발했다.

시립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백남준씨의 '의사소통, 물질교통'은 제1의 기념사진 촬영장소로 부각됐으며 담양호에 있던 목선과 맥주병 등 모두 한국에서구한 재료로 보트피플 난민 등을 표현한 카초의 '잊어버리기 위하여'도 유명세를 겪고 있다. 판문점을 그린 김정헌씨 작품도 마찬가지이다.그뤼뷔즈는 3-DO 입체그림으로관심을 끌었으며, 라카스의 '자전거 영화'는 관객이 암실에 설치된 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밟으면 영상이 점점 더 선명하게 나타나는 작품이다.

광주비엔날레와는 관련이 없는데도 관심을 끄는 전시는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가 주관한 ''95 광주 통일 미술제'. 21일부터 광주 동구 망월동 5·18묘역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Anti-광주비엔날레'를 표방한 것이어서 또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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