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광주비엔날레의 교훈

광주비엔날레. '지구촌 현대미술축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듯이 매머드'문화'행사임에 틀림없지만 돈얘기를 해도 솔깃해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개최 의의나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의 형이상학적 해석, 알차게 꾸며진 각종 전시·행사 일정 등에 대해 지금까지 많이 보도됐으니 더욱 그러할지 모른다.국내 초유의 이 행사에 쏟아붓는 예산은 모두 1백82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액수이다. 당초 예산은 1백억원이라는, 그만으로도 막대한 규모였다.올해 '미술의 해' 행사 예산이 불과 10억원이며 세계 3대 비엔날레에 드는베니스비엔날레가 80억원, 상파울루비엔날레가 30억원으로 치러진다는 것을알게되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그랬는데 예산이 82억원이나 더 불어났었다. 그태반이 중앙정부 지원과 기업체 협찬으로 충당됐음은 물론이다.이것보다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은 이 행사가 불러올 경제적 부대 효과이다.조직위가 예상한 관람객은 1백80만명. 한사람이 1만원만 써도 1백80억원이광주지역에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참고로 당일에 한해 전시장을 볼 수있는 입장권이 어른 7천원, 학생 5천원이며 구내식당에서 파는 비빔밥이나곰탕값이 5천원이다.

과학기술올림픽이라는 엑스포가 2년전 대전에서 열렸고, 부산은 2002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해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인천은 재정자립도나 발전 전망도로 따져 별다른 일 없이도 뻗어나갈 도시라 치면 그나마 대구가 광역시중에서는 경제적 면에서 연대감을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광주는 지금 비엔날레를 치르는데 온 도시가 합심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를 지켜본 대구지역 미술인들 사이에는 한때 자조 섞인 농담이 나돌았다. "광주는 대단하다. 비엔날레 같은 행사로 저처럼 많은 돈을 만들어내서 개최하는 것을 보라. 대구 같으면 중앙정부가 돈 주고 전시장 짓고작가 초대해서 열어주지 않는 이상 비엔날레는 꿈도 꾸지 못할텐데…"어쨌든, 대구가 마음 모아 지역 발전 이루는데에 관한한 지금까지는 손방임을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절감하지 못하더라도, 대구시민들이 이번에 확실히 얻은 것도 있다. 비엔날레라는 이탈리아 말이 원래는 '격년으로 하는 무엇'이란 뜻에서 나와 이제는 '격년마다 열리는 국제규모의 미술행사'라는 의미로 통용된다는 '지식' 하나가 그것이 아닐까.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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